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서 Jul 22. 2021

해바라기


며칠째 계속 폭염주의보 안내 문자가 연이어 오곤 합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일까요. 제 아무리 여름이어도 이렇게 높은 기온 상승은 제가 사는 지역에선 처음입니다. 한반도에서 유난히 더운 지역을 꼽는다면 '대구'를 떠올렸지만, 이제 제 지역도 대구 만만치 않게 40도의 높은 기온에 다가섰습니다. 실내에서 본 바깥은 햇빛에 반사된 잎사귀가 찰랑거리고, 어린아이가 불어버린 찢어진 솜사탕처럼 작은 구름들을 볼 수 있는데요. 그 모습에 설레 저도 빛을 받아 살랑거리고 싶기도 합니다. 물론, 밖을 나서자마자 곧바로 그런 마음이 사라지지만요.

이주 후면 해바라기가 곧 만개하겠군요. 해바라기는 좋겠습니다. 그토록이나 좋아하는 태양을 원 없이 바라볼 수 있을 테니까요. 환한 여름에, 강렬하게 만개할 해바라기를 떠올리면 저도 덩달아 볼이 발그레해집니다. 그러고 보니 직접 해바라기를 본 적이 손에 꼽습니다. 해바라기 밭에 가 본적은 더더욱 없고요. 이번 여름 이 후덥지근하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무더위를 뚫고 해바라기를 만나러 가볼까 합니다. 이 무기력해지는 더위에 저도 해바라길 본받아 꼿꼿이 서서 태양을 바라보듯, 제가 좋아하는 일을 향해 꿋꿋이 나아가야겠습니다. 해바라기와 태양의 거리는 수십광년이 더 걸리는 한없이 먼 거리지만, 좋아하는 마음만은 그 거리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요. 다가갈 수 없는 상대를 좋아하는 일만큼 가슴 아픈 일은 없겠지만, 이처럼 용기 있는 일도 없지요.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지금껏 망설임에 도전하지 못했던 일들을, 두려움에 용기 내지 못핸던 나날들을 반성하며 달라지기로.

저는 이번 여름 저만의 태양을 찾아 나서는 해바라기가 되어야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세 가지 소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