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으로 자존감을 채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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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갱주

오늘 동아리 모임을 다녀왔다. 브랜딩 동아리에서 만난 팀원들과 이렇게 종종 만난다.

오랜만에 보니 반갑고 다들 잘 지내는지 안부를 나눴다. 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다 보면 각자의 얘기를 돌아가면서 하게 된다.

그리고 내 차례가 됐다. 나는 회사를 그만뒀던 일, 만났다가 헤어진 연인에 대한 썰 등을 늘어 놓았다.

이어서 자연스레 삶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사업을 하고 싶고,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나는 얘기를 풀어낼수록 깊은 회의감을 느꼈다. 왜일까?

돌려말하지 않겠다.

결과가 없으면 없는대로 겸허해지면 되는데, 자질구레한 성과들로 내 자존감을 채우려 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넌 뭔가 달라. 잘 될거야.'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을까? 잘 나아가고 있다는 위로를 받고 싶었나?

할 수는 있는데 원치 않아서 안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나? 그렇게 해서라도 허상된 자존감을 채우고 싶었을까?

내가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별 의미없는 과거의 시도들을 통해 자존감을 챙기려는 행위는 어쩌면 살기 위한 본능적 발버둥이었을지도 모른다.

뒤처지고 싶지 않은, 뒤처져 보이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

그러면서도 더 큰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나는 조금 다른 사람이라는 희망.

그런 감정들을 내 이야기에 꾹꾹 눌러담아 사람들에게 얘기함으로써 내 자존감을 조금이나마 채우려 했다.

남들이 알아봐주는게 아니라 직접 내뱉어야만 그렇구나 하게 되는, 그마저도 아주 얄팍한 아우성. 참 허상이지 않은가.

나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스스로 생각했다. 다들 마음씨가 고와서 내게 좋은 말들을 해주지만, 난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이다.

더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내실을 단단히 다져야 한다. 허상에 휘둘리지 않아야 하며 현실을 봐야 한다.

아직 실력도, 실행력도, 생각도, 마인드셋도, 지식도 그리고 이외의 많은 부분들에서 부족함이 많다.

뿌리 깊은 나무처럼, 기초에 충실해야 한다는 집의 가훈처럼 단단하게 가자. 한 걸음, 두 걸음 조금씩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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