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반, 음식쓰레기통보다 오염되기 쉬워
삶은 재료를 꺼낼 때 채반은 빠질 수 없는 도구다. 하지만 사용 빈도 대비 관리가 뒤따르지 않아 위생 취약 구역이 되기 쉽다. 싱크대나 수세미, 음식물 쓰레기통은 청소에 신경을 쓰지만, 채반은 물로 한 번 헹구는 정도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겉은 멀쩡해 보여도, 금속망의 틈새나 미세한 구멍 속은 세균과 곰팡이가 자리 잡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여름처럼 기온과 습도가 높은 계절에는 그 위험이 배가된다. 음식쓰레기통은 악취와 오염이 눈에 띄어 주기적으로 청소하지만, 채반은 그렇지 않다. 사용 후 단백질, 기름, 전분이 섞인 잔여물이 구멍 속에 남아 세균의 먹이가 되고, 습기와 온도 조건이 맞으면 급속도로 번식한다.
채반의 재질과 구조도 세균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 스테인리스나 금속망은 튼튼하지만 미세한 흠집에 오염물이 쉽게 끼고, 장시간 습기에 노출되면 얼룩이나 녹이 생길 수 있다. 플라스틱 제품의 경우, 녹 문제는 없지만 표면 스크래치가 세균의 서식지로 변한다. 문제는 세척 방식에 있다.
단순 헹굼으로는 기름기와 단백질이 엉긴 찌꺼기를 없애기 어렵고, 말리는 과정에서 잔여물이 굳어 이후 조리 과정에서 다시 음식과 접촉할 위험이 커진다. 겉보기에 깨끗해 보여 방심하기 쉽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은 채반 구멍 속 깊숙이 자리해 있다. 그럼 채반은 어떻게 세척해야 할까.
채반은 뜨거운 물과 주방 세제를 활용해 꼼꼼히 세척해야 한다. 솔이나 칫솔을 사용해 구멍과 틈새까지 문질러 잔여물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 1~2회는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식초, 구연산 용액 등에 15~20분간 담가 소독하면 세균과 곰팡이 번식을 억제할 수 있다. 세척 후에는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완전히 건조해야 한다.
재질 선택도 중요하다. 가급적 내구성이 좋은 스테인리스 재질을 사용하고, 구멍이 너무 촘촘한 제품보다는 청소가 용이한 구조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간 사용해 변색이나 악취가 심해진 채반은 교체하는 것이 안전하다.
묵은 기름때와 물때가 낀 채반은 베이킹소다 또는 과탄산소다로 세척할 수 있다. 특히 과탄산소다는 산소계 표백제로 기름때, 곰팡이, 냄새 제거에 효과적이다. 단, 알루미늄 재질에는 사용하면 안 되며, 고온에서 반응이 강하기 때문에 뜨거운 물 사용 시 환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금속 재질은 장시간 담가두지 않고 적정 시간 내 헹궈 변색을 방지해야 한다.
세척 방법은 간단하다. 싱크볼이나 대야에 채반이 충분히 잠길 만큼 뜨거운 물을 붓고, 베이킹소다 또는 과탄산소다 2~3스푼을 넣어 잘 저어준다. 거품이 올라오면 채반을 담가 30분~1시간 정도 불린다. 대부분의 찌든 때는 이 과정에서 떨어지며, 남은 오염은 솔로 가볍게 문질러 제거한다. 깨끗이 헹군 후 햇볕에 말리면, 살균 효과까지 더해진다.
채반뿐 아니라 싱크대 배수구, 음식물 쓰레기통, 수세미 등 주방 전반을 함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리 전·후 손 씻기는 위생 관리의 기본이다. 손에 묻은 세균은 조리 기구와 음식에 쉽게 옮겨가므로, 비누와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꼼꼼히 씻어야 한다. 조리대와 싱크대는 물기와 음식물을 즉시 제거하고, 젖은 행주와 수세미는 바로 세척 또는 건조하는 게 좋다.
또한 주방용품은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식재료 보관 시에는 밀폐 용기를 사용해 오염을 줄여야 한다. 신선한 채소, 잡곡, 생선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면 면역력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채반은 주방에서 자주 쓰이는 도구지만, 관리가 소홀하면 음식쓰레기통보다 위험한 세균 서식지가 된다. 사용 후 즉시 세척·소독하고, 주기적인 관리와 건조를 습관화하는 것이 안전한 식탁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