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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순식간에 폭등한 이유 3가지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유 3

by 헬스코어데일리
1.jpg 광산에서 발견된 금 광물. / Junjira Limcharoen-shutterstock

여름 한가운데에도 국제 금값이 오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귀금속 시장의 대표 자산인 금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금 가격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국제 분쟁 위험이 고조될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상승은 투기 차익만을 노린 흐름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정치 상황에서 파생된 여러 요인이 한꺼번에 영향을 미쳐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상에서 금은 장신구나 투자 수단으로만 인식되지만, 국제 무역과 외환시장에서는 ‘국가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자산이기도 하다. 특히 각국의 중앙은행은 외환보유고의 일부를 금으로 보유하기도 한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3534달러(약 488만 원)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연초 대비 약 32% 상승한 수치로,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의 상승률 8%를 크게 웃돈다.


금값이 이처럼 가파르게 오른 배경에는 3가지 주요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골드바 관세 부과 소식, 미·중·러 등 주요국 간 지정학적 긴장, 그리고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그것이다.


1. 미국 골드바 관세 발표, 국제 금 시세 요동


2.jpg 골드바를 들고 있는 모습. / allstars-shutterstock

첫 번째 요인은 미국이 1㎏ 금괴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지난달 31일자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통관 결정서에는 1㎏ 골드바와 100온스(약 3.1㎏) 골드바가 관세 부과 품목에 포함됐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는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당초 1㎏ 골드바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정한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관세 부과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금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대형 투자자와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매수세가 급격히 몰리면서 시세가 단시간에 치솟았다. 다만 장 마감 무렵 백악관은 “금과 일부 특수제품 관세 부과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가 있다”며, 이를 바로잡는 행정명령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세 정책이 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가격 변동에 그치지 않는다. 금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제조업체, 국제 무역업체, 심지어 개인 투자자들까지도 거래 비용 상승과 공급 불확실성에 부딪힐 수 있다.


2. 지정학적 불안, 러시아·중국 갈등 속 안전자산 수요 급증


두 번째 요인은 주요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다.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 간의 외교·안보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금을 선택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는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 중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여부를 둘러싼 입장 차이는 여전히 크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8일까지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도와의 협상이 결렬되거나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휴전 합의가 무산될 경우, 국제 사회의 불안 심리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실제로 외환·원자재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마다 금 가격이 상승하는 ‘위험 프리미엄’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장기화하면 금뿐 아니라 원유, 천연가스 등 다른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경우 전 세계 물가 안정에도 부담이 가중되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에도 제약이 생긴다.


3. 경기 둔화 우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금값 상승


3.jpg 금 거래소에 여러 금 장신구가 진열돼 있다. / Ceyhun Marim-shutterstock

세 번째 요인은 미국 경기 둔화 조짐이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7월 고용지표를 비롯한 주요 경제 지표들이 성장세 둔화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통화정책 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시장 분석에서는 미국이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보통의 경기 침체보다 대응이 어렵다.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는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하기 힘들고, 반대로 금리를 유지하면 소비와 투자 심리가 위축된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특히 금은 이자나 배당이 발생하지 않음에도, 화폐 가치가 불안정할 때 자산 가치를 보존하는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말 금 가격 전망치를 3700달러(약 511만 원)로,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4000달러(약 553만 원)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시세보다도 더 높은 수준으로, 향후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될 경우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의미다.


금값 급등은 단기 투자자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준다. 금 시세가 오르면 금반지, 목걸이, 기념주화 등 귀금속 제품 가격이 함께 올라 소비 부담이 커진다. 또한 금은 글로벌 환율과 연동되는 성격이 있어, 원·달러 환율이 움직일 경우 수입 물가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다.


향후 금 시장의 향방은 미국의 관세 정책 확정,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여부, 그리고 미국의 경기 지표 흐름에 달려 있다. 투자자는 단기 시세 변화에만 집중하기보다, 중장기적인 글로벌 경제 흐름과 정책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 이 글은 투자에 대한 조언이나 권유가 아니며,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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