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꼬르륵 소리… 진짜 원인은 이 음식일 수 있다

자극적 음식 즐길수록 위장 질환 위험도 커져

by 헬스코어데일리

초여름이 되면서 자극적인 음식에 손이 간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5월에는 땀을 쏙 빼주는 얼큰한 음식이 입맛을 자극한다. 냉면에 고추장을 넣고, 닭발이나 불닭볶음면처럼 혀를 얼얼하게 만드는 음식이 식탁에 자주 오른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계절적 입맛 탓만은 아니다. 국내외에서 매운맛 제품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세계 100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2024년 기준 누적 판매량은 50억 개를 넘어섰다.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외국인 관람객들도 불닭볶음면을 접하게 됐다. 시식 부스에서 찍힌 영상은 SNS와 유튜브 등에서 7억 5천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콘텐츠는 재미를 담았지만, 그 안엔 자극적인 맛에 대한 호기심과 중독성도 담겨 있다.


국내 라면업계도 공격적으로 매운맛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맵탱’ 시리즈를 내놨고, 오뚜기와 농심도 기존 제품보다 매운맛을 강조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입맛을 자극하는 수준을 넘어, 매운맛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이다.


통증이 쾌감으로 착각되는 이유

69_120_838.jpg 불닭볶음면 자료사진. / Kharisma Padmanegara-shutterstock.com

사람들은 왜 매운맛을 반복해서 찾을까. 그 배경에는 생리적 반응이 있다. 매운맛의 주성분인 캡사이신은 혀에 있는 통증 수용체를 자극한다. 신체는 통증을 완화하려고 진통 물질을 분비한다. 이때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이건 착각이다. 실제로 기분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통증 완화 반응일 뿐이다.


캡사이신이 교감신경을 자극하면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기분이 나아진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실은 통증 자극에 따른 생리 반응일 뿐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뇌는 이를 쾌감으로 착각하게 되고, 매운 음식을 다시 찾게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런 착각은 소비로 이어진다. 먹을수록 더 맵게, 더 자극적으로 만들어지는 배경엔 이처럼 반응을 오해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맛을 즐긴다기보다는 반응을 즐기는 형태다.


병원과 약국, 위장 질환 환자 늘고 있다

입맛을 자극하는 음식이 늘면서 약국을 찾는 사람도 함께 늘고 있다. 지난 15일 헬스조선 보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매운 음식을 먹은 뒤 속쓰림이나 설사를 호소하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계절과 무관하게 설사약이 꾸준히 판매되고, 제산제는 평소보다 2~3배 더 팔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방문객들도 마찬가지다. 매운맛을 체험한 뒤 속 불편함을 호소하며 약국을 찾는 경우가 잦다. 단순히 입 안의 화끈함을 넘어서 위장 기능에 부담이 가고 있다는 뜻이다.


병원에서도 같은 경향이 나타난다. 매체는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의 말을 인용해 “진료실에 반복적으로 복통, 속쓰림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장 기능이 예민한 사람은 자극적인 음식이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질환은 만성적인 복통과 배변 이상이 반복되는 상태로, 증상이 심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준다.


덜 먹기 어렵다면 섭취 방식이라도 바꿔야

69_121_852.jpg 불닭볶음면 자료사진. / Zety Akhzar-shutterstock.com

매운 음식을 완전히 끊기 어렵다면 섭취 방식을 조절해야 한다. 매운맛에 민감한 사람은 공복을 피하고, 매운맛 강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나이보다는 개인의 감수성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각자의 몸 상태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복통이나 속쓰림을 자주 겪는 사람은 함께 먹는 음식에 신경을 써야 한다. 차가운 우유나 무가당 요거트를 함께 먹으면 매운맛이 희석된다. 지방 성분이 캡사이신을 씻어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단맛은 감각을 잠깐 둔화시킬 뿐, 위장은 여전히 자극을 받고 있다. 매운맛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감각만 속이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과식이나 위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장을 지키려면 자극에 속지 않아야

매운맛은 단순한 기호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과한 섭취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다. 자극에 익숙해졌다고 몸까지 익숙해지는 건 아니다. 반복된 속쓰림, 설사, 복통은 이미 위장이 보내는 경고다.


반복되는 자극을 쾌감으로 착각하지 않아야 한다. 매운맛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면 최소한의 보호 장치는 필요하다. 음식 선택부터 먹는 방법까지 조금만 바꿔도 위장은 숨을 돌릴 수 있다. 매운맛을 즐기되, 그 대가는 최소화하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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