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끓일 때 '이 물' 넣지 마세요

수돗물 온수로 라면을 끓이면 안 되는 이유

by 헬스코어데일리
5074_8155_1822.jpg 라면이 냄비에서 끓고 있다. / 헬스코어데일리

라면 한 그릇을 빠르게 끓이기 위해 ‘온수’를 틀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이 금세 끓으니 편리해 보이지만, 이 선택은 의외로 위험할 수 있다.


지난해 환경부가 한국상하수도협회에 의뢰해 7만여 가구를 조사한 결과, 10가구 중 6가구 이상이 밥이나 국, 라면 등 음식을 만들 때 수돗물을 그대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0%는 “편리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5074_8159_1929.jpg 냄비에 온수를 받고 있다. / 헬스코어데일리

수도를 틀면 곧바로 나오는 물이니 더 생각할 필요가 없어 보이지만, 냉수와 온수는 서로 다른 배관을 통해 나온다. 냉수는 정수장에서 거쳐 온 깨끗한 물이 배관을 통해 바로 가정으로 전달된다. 반면, 온수는 보일러나 온수기 내부의 배관을 거쳐 나온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물이 금속 배관이나 보일러 탱크에 오랫동안 머물며 불순물이 섞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환경보건학을 연구하는 장봉기 순천향대 교수는 헬스조선에 “온수는 구리, 납, 아연, 철, 니켈 같은 금속이 배관에서 녹아 나올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온수, 배관을 거치며 불순물 생길 수도

5074_8156_1835.jpg 배관 호스 자료 사진. / Yevhen Roshchyn-shutterstock

온수 배관은 단순한 물통이 아니다. 구조상 배관 안에는 일정량의 물이 늘 고여 있다. 보일러를 끄거나 장시간 외출한 뒤 다시 온수를 사용할 때, 이 고인 물이 그대로 수도꼭지를 통해 흘러나온다. 그 사이 금속 표면에서 떨어진 미세 입자나 녹이 물에 섞이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관 내부에 침전물이 쌓이면서 물이 통과할 때 중금속이 조금씩 녹아든다.


이러한 금속은 한 번에 많은 양이 나오지 않더라도 누적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납은 인체에 쌓이면 신경계와 혈액순환계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며, 구리나 니켈 역시 장기적으로 체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있다. 물의 온도가 높을수록 용출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특징이다. 보일러 탱크의 내부가 오래돼 녹이 발생하거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에는 냉수보다 오염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끓여도 사라지지 않는 중금속

5074_8157_1847.jpg 냄비에 담긴 물이 끓고 있다. / 헬스코어데일리

많은 이들이 ‘끓이면 괜찮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금속은 가열로 사라지지 않는다. 세균이나 염소 소독 과정에서 생긴 유기화합물은 어느 정도 제거되지만, 납이나 구리 같은 금속 성분은 그대로 남는다. 오히려 물이 증발하면서 상대적으로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장 교수는 “트리할로메탄과 같은 소독 부산물은 끓이면 사라지지만, 금속은 제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납이나 구리 이온은 물의 온도나 pH에 따라 용출 속도가 달라지며, 끓이는 과정에서도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


국제보건기구(WHO)와 미국 환경보호청(EPA) 역시 같은 권고를 내놓고 있다. 두 기관은 음용수나 조리용 물로는 반드시 냉수를 사용하고, 필요할 경우 끓여서 사용할 것을 권한다.


안전한 조리 위해 수질 점검해야

5074_8158_198.jpg 수질 점검 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 헬스코어데일리

조리나 음용을 위한 가장 안전한 방법은 ‘냉수를 받아 끓이는 것’이다. 수도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상태라면, 첫 물을 10~30초 정도 흘려보낸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배관에 고여 있던 물과 침전물이 함께 빠져나간다. 가정 내 수도관이 오래됐다면, 주기적으로 점검을 받아야 한다. 보통 5년에 한 번 정도는 배관 청소를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수질 점검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환경부의 ‘물사랑’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각 지자체의 수도과 또는 상하수도사업소에 문의하면 담당 기관이 방문해 수질을 검사한다. 검사 항목에는 탁도, 염소 농도, 금속 함량 등이 포함되며, 결과에 따라 배관 교체나 보일러 점검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정수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온수 기능이 있는 정수기라면, 내부 배관이나 탱크의 청결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필터 교체 주기를 놓치면, 냉수는 물론 온수에서도 불순물이 나올 수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먹으면 암세포 키우는 꼴인 '국민 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