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 세탁 후 욕실에 걸어두면 안 돼
세탁 후에도 수건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는 대부분 ‘건조 환경’ 탓이다. 많은 가정에서는 욕실에서 수건을 말리고 있지만, 이는 세균 번식에 유리한 환경이다.
욕실은 습도가 높고, 공기 순환이 제한적이다. 특히 한국의 욕실 구조는 창문이 작고 환기가 약한 경우가 많아, 퀴퀴한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다. 따라서 수건 냄새를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건조 과정에 신경 써야 한다.
수건 냄새의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건조 방식이다. 세탁 후 마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수록, 세균이 활동하기 좋은 온도대가 오래 유지된다. 25~40도 구간은 세균과 곰팡이가 가장 활발히 번식하는 환경이다.
세탁 후 반나절 이상이 지나도 마르지 않는다면, 이미 세균 번식이 시작됐을 수 있다. 이 시점부터는 세탁을 반복해도 냄새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 수건에 남아 있는 냄새 분자가 섬유 속에 계속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건조 공간의 공기가 정체되면, 수건 표면의 수분이 증발하지 않는다. 통풍이 제한된 욕실에서는 수증기가 천장에 맺히고, 다시 물방울이 되어 떨어진다. 이 습기가 다시 수건에 스며들면서 세균이 증식한다. 따라서 수건은 공기가 잘 순환하는 곳에서 말려야 한다.
수건을 말릴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공기 흐름’이다. 통풍이 일정한 공간에서 수건을 수평으로 걸기보다 ‘V자 형태’로 걸면, 공기가 양쪽으로 흘러 건조 속도가 빨라진다.
베란다나 창가 근처가 가장 적합하다. 단, 햇빛이 직사로 닿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정오 무렵의 강한 자외선은 섬유를 손상시켜 표면을 거칠게 만든다.
햇빛은 세균을 없애는 데 도움을 주지만, 적절한 시간대가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 은은한 빛이 드는 장소가 가장 좋다.
세탁 후 수건의 물기를 가볍게 짠 뒤 걸면 건조 시간이 단축된다. 세탁기 문을 열어 남은 습기를 함께 말려주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하면 세탁기 내부의 곰팡이 냄새가 수건으로 옮겨붙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비가 오거나 습한 날에는 선풍기를 활용해 인공적으로 바람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단, 뜨거운 바람은 피해야 한다. 뜨거운 온풍은 섬유 속 수분을 빠르게 증발시켜 표면을 푸석푸석하게 만든다.
건조 후에는 수건을 완전히 식힌 다음 접어서 보관해야 한다. 약간이라도 남은 열이나 습기는 밀폐된 수납장 안에서 다시 냄새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섬유유연제 사용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연제는 섬유 표면에 얇은 막을 만들어 수분이 완전히 빠지지 않게 한다. 이 잔여 수분이 냄새를 유발하기 때문에 가끔은 유연제 없이 세탁하는 편이 낫다. 또한 수건은 6개월~1년 주기로 교체하는 것이 위생적이다.
수건 냄새는 세제나 세탁기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건조 습관에서 비롯된다. 작은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수건의 냄새와 위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