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지방 함량 적은 건면을 선택해야
입맛이 없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바로 라면이다. 조리법이 간단하고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자주 찾게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라면을 ‘부실한 식사’로 여기며 죄책감을 느끼곤 한다. 기름지고 짜다는 인식이 강해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면 한 봉지의 칼로리는 약 500kcal 수준이다. 성인 하루 권장 열량이 1800~2000kcal임을 고려하면, 한 끼로 적당한 수치다.
라면에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율도 3대 영양소 기준으로 일정 부분 포함돼 있다. 다만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 미세 영양소가 부족하고, 나트륨 함량이 높다는 점이 문제다. 라면을 식사로 삼으려면, 이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조리법이 필요하다.
라면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칼로리가 낮은 면을 선택하는 것이다. 라면 봉지 뒤를 보면 ‘유탕면’과 ‘건면’으로 구분돼 있다. 유탕면은 기름에 튀겨서 만들기 때문에 고소하지만, 지방 함량이 높다. 반면 건면은 바람에 말리는 방식으로 만들어 칼로리가 약 350kcal로 줄어든다. 기름에 튀기지 않기 때문에 식감이 가볍고 느끼함이 덜하다.
최근에는 건면 제품이 꾸준히 늘고 있다. 국물 맛과 식감이 예전보다 좋아져 유탕면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라면을 자주 먹는 사람이라면, 건면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섭취 열량을 낮출 수 있다.
만약 집에 유탕면만 있다면, 끓이는 방법으로 나트륨과 기름을 줄일 수 있다. 면을 한 번 끓인 뒤 처음 끓인 물을 버리고, 새 물로 다시 끓이면 불필요한 기름 성분이 제거된다. 이 과정을 한 번 더 거치면, 지방과 나트륨 섭취량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
라면의 나트륨 함량은 하루 권장량 90%에 달한다. 이 대부분은 스프에 들어 있다. 스프를 반만 넣거나 물 양을 조절하면, 맛은 유지하면서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스프를 줄이면, 간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때 고춧가루, 다진 마늘, 후추, 대파를 더하면 부족한 맛을 보완할 수 있다. 짠맛은 덜하지만 풍미는 살아나고, 인공 조미료 양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은 ‘국물 줄이기’다. 라면 한 그릇을 다 먹었을 때 나트륨 섭취량은 국물을 얼마나 마셨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면만 먹으면 전체 나트륨의 약 30%만 섭취하게 되지만, 국물을 절반 마시면 60% 이상을 섭취하게 된다. 국물을 한 숟가락 덜 마시는 습관만으로도 나트륨 섭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라면은 탄수화물과 지방 중심 식품이다.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이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다. 이를 보완하려면, 간단한 재료를 더해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먼저 단백질이다. 계란 한 개를 넣으면, 단백질이 6g 이상 늘어난다. 치즈를 한 장 넣는 방법도 좋지만, 짠맛이 강한 제품은 피하는 것이 낫다.
다음은 식이섬유다. 대파, 양파, 숙주나물, 청경채, 콩나물 등 어떤 채소라도 좋다. 끓일 때 함께 넣거나 따로 데쳐 곁들이면 된다. 냉장고에 생야채가 있다면, 라면에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양배추, 오이, 방울토마토 한두 조각만 곁들여도 부족한 비타민을 채울 수 있다.
라면은 한때 부족한 식량 사정 속에서 한 끼를 대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다. 지금도 여전히 간편식으로 사랑받는다.
2023년 기준 한국인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78개다. 이는 세계 2위 수준으로, 약 4일에 한 번꼴로 라면을 먹는 셈이다. 이처럼 자주 먹는 음식이라면, 더 현명하게 먹을 필요가 있다.
라면을 먹는다고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다. 기름에 튀긴 면보다 건면을 고르고, 스프를 줄이고, 채소나 단백질을 더하는 습관만으로도 충분히 균형 잡힌 식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