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불 주름 '프랭크 징후', 심장 질환 위험 신호로 주목
개그맨 김수용이 촬영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이후, 그의 귓불에 보였던 사선 주름이 온라인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노화 흔적으로 치부됐던 이 주름이, 실제로는 심장 이상을 암시할 수 있는 '프랭크 징후'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김수용은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의 한 촬영장에서 유튜브 콘텐츠를 진행하던 중 갑작스럽게 심정지를 일으켰다. 현장에 있던 동료들과 스태프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119 구급대가 출동해 구리 한양대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이후 의식을 회복했으며, 현재는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김수용이 최근 출연했던 방송 장면 중 귓불에 선명히 나타난 사선 주름이 화제가 됐다. 화면을 캡처한 사진에서는 귓불 아래쪽에서 대각선으로 뻗은 45도 각도의 주름이 확인됐고, 일부 누리꾼들은 “그게 프랭크 징후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프랭크 징후는 1973년 미국의 내과의사 샌더스 프랭크 박사가 처음 보고했다. 그는 협심증 환자들을 관찰하던 중, 귓불에 뚜렷한 대각선 주름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포착했고, 이 징후가 심장 질환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후 관련 연구가 이어졌고, 지금까지도 의료계에서 하나의 선별 신호로 간주되고 있다.
이 주름은 보통 귓불 아래에서 시작해 귀 구멍 쪽을 향해 약 45도 각도로 비스듬히 뻗어 있는 형태다. 주름의 깊이가 귓불 너비의 3분의 1 이상이면 의학적으로 의미 있는 징후로 본다. 한쪽에만 생기기도 하지만 양쪽 귓불에 모두 나타나는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귓불과 심장 근육은 모두 말단 세동맥을 통해 혈액을 공급받는다. 이 때문에 심혈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귓불의 미세 혈관에도 혈류 장애가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서 콜라겐과 엘라스틴 구조가 손상되면서 눈에 띄는 주름이 만들어진다는 해석이 존재한다.
미국 세다스-시나이 의료센터는 2012년 발표한 논문에서, 귓불에 주름이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 질환 발생률이 높다고 밝혔다. 2023년 12월에는 멕시코 연구진이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은 65세 이하 환자 311명을 조사한 결과, 그중 62%가 프랭크 징후를 보유하고 있었다. 같은 연구에서 이들 중 55%는 당뇨병, 53%는 이상지질혈증, 68%는 흡연 이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증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경우, 프랭크 징후가 보이는 비율이 더 높았다는 점에서, 연구진은 “해당 징후가 조기 선별과 예방 측면에서 유의미한 시각적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연구들에서도 프랭크 징후는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 말초혈관질환, 뇌졸중 등과의 관련 가능성이 지적됐다. 단, 이 징후가 심장병을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는 입증된 바 없으며,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관찰적 해석에 가깝다.
프랭크 징후는 병 자체를 확정하는 ‘진단 도구’는 아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귓불에 주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고령층에서 단순히 주름만으로 병을 판단하긴 어렵다.
하지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력, 가족력 등 심혈관 질환 관련 위험 인자가 있는 상태에서 이 징후까지 관찰된다면, 단순 노화로 넘기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40~50대 이하에서 이 징후가 보인다면 조기에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전문의들은 해당 징후가 확인되면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점검하는 기본 검사 외에도, 심전도(EKG), 심장 초음파, 관상동맥 CT 등 정밀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김수용이 쓰러진 직접적인 원인이 심장 질환 때문인지에 대한 공식적인 확인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그를 둘러싼 사례는 귓불이라는 작고 평범한 신체 부위가 때로는 보이지 않는 이상을 먼저 드러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한편 김수용은 1991년 KBS 제1회 대학개그제를 통해 데뷔했으며, 현재 김용만, 지석진과 함께 유튜브 채널 ‘조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활발한 방송 활동 중이던 그가 촬영 도중 돌연 쓰러졌다는 소식에 팬들과 대중의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