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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에 붙은 '흰색 실' 떼지 마세요

귤껍질 사이에 붙은 하얀 실, 무조건 먹어야 하는 이유

by 헬스코어데일리
5998_9838_2455.jpg 귤을 까먹는 모습. / SAMMYEK-shutterstock.com

귤을 먹을 때마다 신경 쓰이는 게 있다. 껍질을 벗기면 하나둘 따라 나오는 하얀 실이다. 보기에도 지저분해 보이고 질긴 식감 때문에 일부러 떼어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 실처럼 생긴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귤에 붙은 하얀 실의 놀라운 효능


귤 속 하얀 실은 단순히 과일 껍질 잔해가 아니다. 정식 명칭은 ‘귤락’ 또는 ‘알베도’라고 부르며, 귤의 과육과 껍질 사이를 잇는 섬유질 구조다. 눈에 잘 띄는 이 하얀 섬유에는 꽤 많은 기능이 숨어 있다.

5998_9839_258.jpg 귤 흰색 실. / Colin Moses-shutterstock.com

질겨서 불편하다고 떼어내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이 여기 모여 있다. 귤락 속에는 '펙틴'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펙틴은 장에서 유익한 균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장에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대장의 움직임을 도와 배변 활동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아이에게 하얀 실을 일일이 떼어내 주는 부모도 많지만, 되려 장 기능이 예민한 아이일수록 귤락을 같이 먹는 게 좋다. 평소에 변이 단단하고 잘 안 나오는 사람이라면, 이 섬유질을 일부러라도 챙길 필요가 있다.

5998_9841_2535.jpg 귤 네컷만화. / 헬스코어데일리

껍질과 과육을 이어주는 이 얇은 섬유 안에는 '헤스페리딘'이라는 성분도 포함돼 있다. 헤스페리딘은 감귤류에 많은 플라보노이드 성분 중 하나다.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하고, 염증 반응을 낮춰주며,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돕는다. 따뜻한 계절보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혈관이 수축되기 쉬운 겨울철에 더욱 필요한 성분이다.


하얗다고 다 떼어낼 일이 아니다. 몸 안에서 소리 없이 작동하는 성분이 대부분 이런 눈에 안 띄는 부분에 숨어 있다. 귤락은 비타민도 꽤나 들어 있는 편이라 귤 전체의 면역 강화 기능에도 한몫한다. 특히 껍질을 함께 쓰는 귤차나 청을 만들 땐 이 부분이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귤차 만들 땐 반드시 세척 먼저


귤을 껍질째 활용할 경우 반드시 세척부터 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농약이나 이물질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 감귤을 바로 말려 쓰는 경우도 있지만, 식초나 소금을 탄 물에 담가두고 살살 문질러 씻는 방법이 안전하다.

5998_9840_2521.jpg 귤 자료사진. / Wirestock Creators-shutterstock.com

껍질을 말려 귤피를 만드는 경우에도 이 귤락을 일부러 제거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말려서 우려 마시거나 조리 과정에 활용할 때도 귤락이 가진 성분은 그대로 남아 효과를 발휘한다.


이처럼 귤은 껍질을 벗긴 후에도 손이 한 번 더 가는 과일이다. 하얀 실을 남길지, 떼어낼지 고민하는 동안 건강에 좋은 성분까지 같이 버리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껍질과 과육 사이에 붙은 귤락은 보기엔 불필요해 보여도 몸속에선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무심코 떼어냈던 하얀 실이 식이섬유 덩어리였다는 사실만 알아도 귤을 먹는 습관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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