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쌈, 채소 종류 따라 달라지는 효능
고기를 싸 먹을 때 대부분 상추를 먼저 떠올린다. 익숙하고 무난해서 별다른 고민 없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상추는 비타민C와 칼륨, 엽산도 들어 있어 고기만 먹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영양 쏠림을 바로잡아 준다. 폴리페놀 성분은 고기 속 지방이 산화되면서 해로운 물질로 바뀌는 걸 줄여준다. 하지만 매번 같은 채소만 고르면 고기가 몸에서 흡수되고 처리되는 방식이 비슷하게 흘러간다.
채소를 바꾸면 몸의 반응이 달라진다. 명이나물은 장을 자극하고, 깻잎은 세균 번식을 막고, 미나리는 해독을 돕는다. 똑같은 고기라도 어떤 채소를 곁들이느냐에 따라 소화 속도, 영양 흡수, 다음 날 몸 상태까지 달라질 수 있다.
명이나물은 보통 장아찌 형태로 나와 향이 강한 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 이 채소는 부추보다 비타민C 함량이 10배 넘게 많고,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장을 자극해 배변을 도우면서 몸속 노폐물 배출을 빠르게 유도한다.
피부와 눈에 필요한 비타민A도 포함돼 있고, 식중독균을 억제하는 성분도 있다. 혈관 속 응고 현상을 줄여주고, 혈당과 기름 성분 조절에도 관여한다. 돼지고기에는 비타민B가 많기 때문에 명이나물을 곁들이면 이 성분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진다.
깻잎의 향은 단순히 고기 냄새를 눌러주는 역할만 하지 않는다. 페릴라케톤이라는 성분이 고기의 느끼함을 완화시키고, 세균과 곰팡이의 번식을 억제해 식중독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
더 주목할 부분은 깻잎에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이다. 100g당 9.1mg으로 당근보다 많다. 이 성분은 고기를 태웠을 때 생기는 발암물질의 작용을 누그러뜨리고, 세포나 유전자에 손상이 생기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고기에 부족한 칼슘, 엽산, 비타민A, C가 깻잎에는 들어 있어, 음식 간 영양 균형을 맞추는 데 알맞다. 한 장의 깻잎이 식단 전체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삼겹살과 함께 구워 먹는 방식으로 자주 등장하는 미나리는 향으로만 고기와 어울리는 게 아니다. 돼지고기에 있는 중금속 배출 작용과 미나리에 들어 있는 해독 성분이 합쳐지면 몸속 중금속 제거에 더 효과적이다.
미나리에는 플라보노이드가 포함돼 있어 몸 안에서 지방이 과하게 쌓이는 걸 막아주고, 항산화 물질인 퀘르세틴도 풍부하다. 세포 손상을 줄이는 데 작용하며, 피로감을 낮추는 데도 좋다.
100g 기준으로 칼륨이 412mg 들어 있어 바나나보다 많고, 철분도 함께 들어 있어 혈압 유지나 빈혈 방지에 쓰인다. 고기 먹은 날 함께 먹으면 그 다음 날 몸 상태가 달라진다.
이처럼 채소는 단순히 곁들임이 아니다. 어떤 걸 선택하느냐에 따라 고기 한 점이 체내에서 작동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익숙해서 무심코 지나쳤던 쌈 채소 하나가 몸의 부담을 줄이고 소화를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