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과일, 씻지 않고 먹으면 안 되는 이유
겨울철 신선 과일 가격이 오르자, 냉동 과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가격은 저렴하고 보관도 쉬워 인기를 끌지만, 조리 없이 바로 먹는 습관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회수 조치된 수입 냉동 과일에서도 잔류 농약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면서, 표시 확인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지난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경기도 평택시 소재 업체인 케이원무역이 수입·판매한 '냉동 리치'에서 기준치 이상 농약 성분이 검출돼 유통을 중단하고 제품을 회수한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에서는 디페노코나졸이 검출됐다. 이는 주로 곰팡이병 방제용으로, 과일이나 채소에 사용하는 농약 성분이다. 기준치는 0.01㎎/㎏지만, 이번에 검출된 양은 이를 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제품은 지난 8월 26일 포장됐으며, 소비기한은 포장일로부터 36개월이다.
이번 사례는 냉동 과일 섭취 방식에 경각심을 갖게 한다. 겉으로 보기엔 깨끗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척 과정 없이 냉동된 제품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 냉동 과일에서는 미생물이나 잔류 농약이 발견되는 일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냉동 과일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냉동 과일은 약 7만 9436톤으로, 전년 대비 25%가량 늘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딸기, 블루베리, 망고 등은 제철에 수확한 후 냉동 처리해 수출되기 때문에 기본 단가가 낮고 유통 기한도 길어 가정뿐 아니라 카페나 요식업체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이러한 냉동 과일이 모두 안전하게 세척·가공된 상태인 것은 아니다. 제품에 따라 위생 처리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구매 후 반드시 '식품 유형란'을 확인해야 한다. 포장재 뒷면 또는 측면에 표기된 식품 유형란에는 ‘농산물’ 혹은 ‘과·채가공품’ 등의 분류가 적혀 있다.
‘농산물’로 표기된 제품은 별도 세척이나 가공 없이 냉동 처리된 경우다. 이 경우 표면에 미세한 흙, 세균, 농약 성분 등이 남아 있을 수 있어 반드시 흐르는 물에 세척 후 섭취해야 한다. 육안으로 보기엔 냉동으로 인해 오염 가능성이 줄어든 듯 보이지만, 원물 그대로를 급속 냉동한 경우가 많아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
반면 ‘과·채가공품’으로 분류된 냉동 과일은 유통 전 세척이나 열처리 등의 가공이 완료된 상태다. 이 경우에는 별도의 세척 없이 바로 섭취해도 된다. 단, 이러한 가공 여부는 포장지 외관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유형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모든 냉동 과일 제품이 식품 유형란을 명확히 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간혹 표기가 누락되거나 알아보기 어렵게 인쇄된 제품도 있다. 이런 경우는 별도의 주의 문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반드시 씻어서 사용하세요', '세척 후 섭취 요망'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면, 농산물 형태로 유통되는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식품 유형도, 주의 문구도 함께 없는 제품은 판단이 더욱 어려워진다. 이런 제품은 세척 후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딸기, 블루베리, 체리처럼 표면이 부드럽고 작은 과일일수록 이물질이 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 간단하게라도 씻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