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암'이라는 오해… '갑상선암'은 결코 가볍지 않아
건강검진 시즌을 맞아 갑상선 초음파를 통한 암 발견이 늘고 있다. 갑상선암은 무증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정기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는 비율이 높다. 생존율이 높다는 이유로 ‘착한 암’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실제 치료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수술 후에도 평생 관리가 필요하며, 증상에 따라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갑상선은 목 앞 중앙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대사와 체온, 심장 기능 등 인체 전반을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생성한다. 이 부위에 생긴 결절 가운데 5~10%는 악성으로, 갑상선암으로 진단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갑상선암 환자는 40만8770명이다. 이 중 95% 이상이 ‘유두암’이며, 이 암은 천천히 자라 예후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 유두암은 조기 발견 시 치료 성과가 좋아, 10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보고된다. 그러나 모든 유두암이 동일한 경과를 보이지는 않는다. 석회화가 동반되거나 림프절 전이가 동반될 경우 수술 범위가 확대되기도 한다.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남성에게도 발병할 수 있다. 여성은 산부인과 진료 시 초음파 검사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이 가능한 반면, 남성은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진단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예후가 불리할 수 있다.
갑상선암은 ‘침묵의 암’으로 불린다. 대부분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며, 건강검진에서 초음파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크기가 커지거나 진행되면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하고, 림프절이 붓거나 성대 신경을 눌러 쉰 목소리가 날 수 있다. 기도를 누르면 숨이 차고, 식도를 압박하면 음식 삼킴이 어려워질 수 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원인으로는 방사선 노출, 요오드 섭취 불균형, 가족력,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 등이 있다. 단일 요인보다는 여러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호르몬이 갑상선 세포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어 여성 환자가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남성의 경우 진행 속도가 빠르거나 진단 당시 병기가 높은 경우도 적지 않다.
갑상선암은 초음파로 결절의 모양, 크기, 경계, 석회화 여부 등을 분석한 뒤, 악성 소견이 보이면 미세침 흡인세포검사 또는 중심부 바늘생검을 통해 조직을 확인한다. 이후 CT, 혈액검사 등을 통해 림프절 전이나 주위 조직 침범 여부를 판단한다.
암의 크기, 위치, 개수, 림프절 전이 여부에 따라 수술 방법을 결정한다. 갑상선의 일부를 절제하는 ‘엽절제술’ 또는 전체를 절제하는 ‘전절제술’이 있다. 필요 시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병행한다. 이는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 제거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다.
최근에는 1cm 이하의 미세한 갑상선 유두암이 조기에 발견되면서, 일부 환자에 한해 수술 없이 경과를 관찰하는 ‘적극적 감시(Active Surveillance)’가 시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반드시 의사의 면밀한 판단과 지속적인 추적 검사가 전제되어야 하며, 임의로 수술을 미루는 것은 위험하다.
갑상선암 수술 후에는 체내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는 생애 전반에 걸친 관리의 시작이다. 갑상선이 없으면 호르몬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이를 보충해야 한다.
호르몬제는 아침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흡수율이 가장 높다. 음식이나 칼슘, 철분, 소화제 등과 함께 복용할 경우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잘못 복용하면 체중 증가, 피로, 무기력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수술 후 요오드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 전후에는 미역이나 다시마 등 해조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원칙이다. 갑상선 기능 저하로 인한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해 식이 조절과 꾸준한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
심리적인 회복도 중요하다. 갑상선암은 생존율이 높은 편이지만, 암이라는 진단 자체가 주는 스트레스와 재발에 대한 불안은 오랫동안 남는다. 정기검진, 호르몬 수치 점검, 생활 패턴 조절 등도 환자에게 지속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