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모기 급증… 말라리아 주의해야
기온과 습도가 동시에 오르면서 모기 개체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일부 지역에서는 말라리아 매개모기인 얼룩날개모기의 밀도가 빠르게 상승해 당국이 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달 20일 질병관리청은 말라리아 고위험 지역에 대해 공식적인 주의보를 내렸다. 질병청은 ‘말라리아 매개모기 조사감시 사업’을 통해 중점 감시 지역을 매년 선정하고 밀도를 측정한다. 올해는 서울, 인천, 경기, 강원의 49개 시·군·구가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번 주의보는 지난달 8일부터 14일까지의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내려졌다.
모기지수는 하루 평균 채집기 한 대당 포획된 모기 수를 의미한다. 이 수치가 0.5 이상인 지역이 3곳 이상일 경우 주의보를 발령하게 된다. 24주차 감시 결과에 따르면 철원군 0.9, 파주시 0.8, 화천군 0.6으로 확인됐다. 모두 기준선을 넘은 수치다.
주의보 발령 시점은 지난해 대비 1주 늦었지만, 이는 지난달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모기 활동이 다소 늦춰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16.8도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0.9도 낮았다.
말라리아를 전파하는 얼룩날개모기는 중형급 크기의 검은색 모기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날개에 흑백 반점이 섞여 있고, 복부를 들어 올린 상태로 휴식한다는 점이다. 일반 모기보다 촉수가 길고, 날개 무늬가 뚜렷해 구별이 가능하다. 감염병 유행 지역에서 이런 형태의 모기를 발견했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감염 가능성이 높은 지역도 확인됐다. 지난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발생한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총 13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3명보다 소폭 줄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경기, 인천, 서울 등 수도권에서 나왔다. 지역별로는 경기 63.8%, 인천 18.5%, 서울 10.0%의 비율이다.
세부 지역은 더 뚜렷하다. 경기 파주시, 연천군, 고양시 일산서구, 인천 강화군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다. 특히 파주시와 연천군은 접경지역으로, 야외 활동이 잦고 논·습지 등 물이 많은 환경이 많아 모기 서식지로 적합한 곳이다.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오한, 두통, 구역 같은 증상이 시작된다. 이후 체온이 급상승하고,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며 피부는 건조해진다. 이 발열기는 3~6시간 이상 이어진 뒤, 식은땀을 흘리는 발한기로 넘어간다. 일반적인 감기나 장염과 비슷하게 시작돼 초기 판단이 어렵다. 위험지역에서 발열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질병청은 모기 방제와 조기 진단, 신속한 치료가 말라리아 전파를 차단한다고 밝혔다. 특히 37.5도 이상 발열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을 경우, 말라리아 여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라리아는 감염 직후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다. 그러나 방치할 경우, 재발하거나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열이 반복되는 전형적인 주기성 증상 외에도 복통, 구토, 황달 등으로 진행되는 사례도 있어 각별한 관찰이 필요하다.
질병청은 말라리아 유행 지역의 지방자치단체, 국방부, 보건환경연구원 등과 협력해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감시 사업을 운영 중이다. 말라리아 관련 데이터는 ‘감염병 포털’과 질병청 공식 학술지 ‘주간 건강과 질병’을 통해 주기적으로 공개된다.
야외 활동이 많은 여름철에는 예방이 최우선이다.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긴 옷을 착용하고, 노출 부위에는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위험지역에서 밤에 활동할 경우, 야외 숙박이나 낚시 등 장시간 체류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방충망이나 모기장을 설치해 실내 유입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