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전략부터 조직 목표까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하기.
1. 사용자 경험이 바뀌고 있다.
2. 다시 Run! Run! Run!
3. 조직 목표 설정
4. '바이브 코딩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1. 사용자 경험이 바뀌고 있다.
사용자 경험(UX)의 기준과 본질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용자가 직접 메뉴를 탐색하고 기능을 찾는 ‘행위 중심’ 경험이 주를 이루었다. 사용자는 필요한 기능을 직접 찾아서 실행하고, 그 과정을 통해 목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AI가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UX의 중심축이 ‘의도 전달(intent)’로 전환되었다. 이제 사용자는 자신의 목적과 의도를 AI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AI는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실행하고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더 이상 직접 모든 단계를 수행하는 ‘행위자’가 아니라, 자신의 요구를 ‘번역’하여 AI에게 위임하는 ‘클라이언트’ 역할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UI/UX 디자인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전통적인 디자인은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기능을 찾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AI가 사용자 의도를 정확히 해석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일관된 의도 전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되었다.
예를 들어, 명확한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돕는 인터페이스 설계, 의도를 오해하지 않도록 피드백을 즉각 제공하는 UX, 그리고 사용자가 AI의 행동을 쉽게 판단하고 조율할 수 있는 경험 설계가 중요해졌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AI에게 일을 맡기고 판단하는 ‘클라이언트’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맥락에서 AI는 이를 실행하는 ‘대행자’로 역할이 구분된다. 이 패러다임의 전환이 프로덕트 전략과 설계 방향에 잘 녹아들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2. 다시 Run! Run! Run!
3월과 4월은 강력한 변동성이 몰아친 시기였다. 조직과 핵심 사업 전략이 변화함에 따라 여러 변수와 불확실성이 커졌다. 덕분에 구성원의 동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조직과 프로젝트가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볼 수 있었는데 이 과정이 많이 인상 깊었다.
폭풍이 지나가고, 5월이 찾아오며 조직 개편과 함께 안정을 찾아가는 중인데, 다시 본격적인 실행과 구체적인 기획 작업을 재개하며 힘쓰고 있다.
현재는 기획해야 할 과제가 크게 늘어난 상태다. 이전에 세웠던 전략들을 기반으로 여러 부서와 협업하며, 새로 출시되는 제품과 기존 서비스가 ‘강결합’되는 방향으로 정책과 계정 구조를 설계하고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제품 간 시너지를 최대화하는 동시에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로운 제품 추가됨에 따라 ‘계정/멤버십’ 정책부터 ‘기업 정보-결제-계약’에 이르는 핵심 구조도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했다. 단일 제품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데 진을 뺀 프로젝트였다.
변화한 사업 전략에 맞춰 백오피스와 사이트의 로직적 구조를 정비하는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단순한 UI 수정이 아니라, 서비스 전반의 흐름과 데이터 처리 로직을 재점검하며 안정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힘을 쏟았다. 마케팅 플랫폼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제품 판매의 초입을 담당하기에, 내부적으론 기존에'제품의 계약 시스템'과 연동이 많은 상태여서 더욱 그랬다.
마지막으론 데이터 트래킹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비를 진행했다. 이벤트 트리거와 태그의 정책을 새롭게 수립하고, GA4를 벤치마킹해서 내부 상황에 맞는 데이터 수집 체계를 다듬었다. 정보보호, 개발, 데브옵스 측과 소통해서 몽고DB 권한도 부여받고, 이전보다 훨씬 쉽게 로우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조직적으로도, 개인의 성장 관점에서도 많은 소득이 있었다.
5월은 정비를 마치며, 다시 본격적인 달리기에 돌입하는 시기인 듯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내부 요구에 맞춰 지속적으로 기민하게 움직여야 하는 만큼, 조직과 시너지를 내며 오래 잘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
3. 조직목표 설정
조직이 재편된 이후, 조직 목표를 포함한 여러 체계들을 다시 정비하는 과정에 있다. 언제나 그렇듯, 조직 목표를 정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먼저, ‘좋은 목표(Objective)’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있다. 좋은 목표는 명확하고 측정 가능하며, 조직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목표가 너무 추상적이거나 모호해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나 소스를 바탕으로 목표를 세우면 현상 유지에 머무르기 쉽고, 반대로 너무 이상적인 목표를 세우면 실행 전략을 찾기 어려워 조직 구성원의 동기를 꺾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성과’에 대한 고민도 많다. 성과란 단순히 숫자나 결과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에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과정을 포함하는 개념인 만큼, 조직 목표와 연동되는 지표 체계를 어떻게 설계할지가 가장 큰 과제다.
우리 조직에서 만드는 제품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도 계속 던지고 있다. 기획 챕터의 리더가 되며, 리더로서 상위 팀장님과 지속적으로 정렬하는 중인데, 제품이 어떤 고객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에서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명확히 정의하는 데 신경을 많이 쏟고 있다.
4. '바이브 코딩'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개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실력'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예를 들어 개발자라면 코드 작성 능력 자체가 아니라, AI가 생성한 코드를 정확히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역량이 더 중요해졌다. (안 그러면 GPT 어화둥둥체로 인해 뇌 사용법을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단순히 오류를 찾는 것을 넘어, AI의 코드를 실무적 맥락에서 활용 가능한지 판단할 수 있는 통찰력을 이 중요하다.
기획자의 입장에선 '명확한 의도'만 정의한다면, 방법을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카피라이팅, 화면설계, 기본적인 정책, 보고자료, 심지어는 MVP 구현과 검증까지 말이다.
데이터 전처리를 해야 할 때 LLM를 통해 API를 연결하고 검증할 수 있는 코드를 짜곤 한다. 필요하면 MCP도 연결하면서, 여러 방면에서 개발자를 거치지 않고 먼저 검증할 수 있는 게 아주 많아졌다.
새로운 도구의 주기가 극도로 짧아진 것이 변화에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기존에는 한두 가지 핵심 툴만 숙달하면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끊임없이 등장하는 툴들을 최소한의 시간으로 습득해 바로 적용하는 기민함이 필수적인 역량이 되었다.
즉, 도구 그 자체가 아니라 '도구의 원리를 활용하는 법'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또한 변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위에서 말한 '사용자 경험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AI가 작업을 대신하는 만큼, 사람은 더 높은 차원의 판단과 방향 설정에 집중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역량은 사용자의 니즈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번역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좋은 질문을 던지는 역량이 기술적 실력을 넘어서는 시대가 시작된 셈이다. ChatGPT 3.5가 등장한 시기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과 일맥상통한데, 정답과 로직을 정확히 맞추는 것보다, 본질적인 문제와 그 해결을 위한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통합형 인재가 되는 것을 목표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여러 기술을 아는 것을 넘어, 기획, 전략,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반으로 AI 시대의 제품 성장과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AI가 코드와 작업물이라는 ‘어떻게’를 해결할 때, 우리는 명확한 의도(intent)를 정의하고, 사용자 입장에서 ‘무엇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를 질문하며 전략적으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AI를 도구 이상의 '협업 파트너'로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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