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
앞선 글에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노션을 정말 좋아한다. 로컬 기반의 노트 앱인 옵시디언과 달리 네트워크 기반의 노션은 와이파이만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든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노션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모바일 앱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노션의 챠밍포인트.
나는 개인용과 업무용, 이 두 가지 영역으로 노션을 나눠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글은 각 영역별로 사용 목적 정도만 간단하게 작성했다.
개인용 노션은 회고, 메모 등에 사용하는 템플릿을 공유하는 형태로 포스팅을 몇 개 더 할 것 같고, 업무용 노션은 추후에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에 대한 글을 다룰 때 따로 포스팅을 더 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서 노션을 통한 프로덕트 QA 관리 템플릿 등.
좋은 아이디어가 있거나 혹은 노션으로 시스템화해보고 싶은 프로세스가 있는데 아이디에이션이 필요하다면 편하게 피드백 혹은 메일 주시면 좋겠다.
개인용
아래는 내 개인용 노션의 메인 워크스페이스, 다락이다. 사이드 메뉴에 보면 2022/2023 Planning이 따로 존재하는데, 연간계획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관리하기 위해 분리한 것이다. 내 모든 활동은 다락을 거쳐 이루어진다. 연간계획은 내가 활동하는 것에 맞춰 수기로 업데이트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다락에 표 보기로 가지고 왔다.
메인 워크스페이스, 다락
개인용 노션은 아래 목적을 위해 사용한다.
1. 아카이빙
이전에는 다른 툴로 작업을 한 것을 로컬 폴더에다가 시간 날 때 옮겨놓는 형식으로 아카이빙을 했다면, 현재는 모든 작업의 초반 작업이 노션에서 이루어지도록 루틴화를 해놨다. 따라서 내가 인터넷상에서 하는 모든 작업들이 노션에서 아카이빙 된 후에 외부로 노출된다. 레퍼런스 자료, 책 서평, 공부와 경험, 아이디어 로그, 리포트, 회고록, 방법론, 블로그, 포트폴리오 등 을 아카이빙 하고 있다.
2. 사이드 프로젝트
소소하게 주위 사람들과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곤 하는데, 이때 협업을 위한 공간으로 노션을 사용한다. 페이지에 게스트로 초대한 후 권한을 알맞게 부여해 주면 협업할 때 아주 편하다. 여기서 노션을 유료결제하면 게스트 초대 수 제한이 없어진다. 웹 공유로 편집 가능하게 열어줄 수도 있는데, 게스트로 작업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하더라. 아래는 사이드 프로젝트 관련 페이지와 예시.
(좌) 사이드/토이 프로젝트 모음 페이지 / (우) 프로젝트 내부 예시
3. 목적과 목표 관리
작년 하반기부터 연간계획을 노션으로 만들었으며 한 해의 목적과 목표를 관리하고 있다.작년 하반기부터 관리하기 시작했다.
연간계획은 OKR과 유사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해 동안 내가 나아갈 방향(목적)과 목적까지 얼마나 접근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지표(목표)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 것은 목적 → 목표 → 액션(이니셔티브)의 3개 DB를 분리해서 관계를 걸어놓고 사용했다. 하지만 올해 연간계획 DB는 작년 하반기에 추가된 노션의 하위 항목 기능을 사용했기 1개의 DB로만 관리하는 형태로 업데이트 했다. 아래는 그 예시 사진.
(좌) 2022 연간계획 / (우) 2023 연간계획
업무용
회사에서 작년 중순쯤에 협업툴로 노션을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기존에는 콜라비). 팀 단위로 결제하게 되면 워크스페이스가 팀스페이스로 바뀌게 된다.
이름에 맞게 팀스페이스에는 크게 팀별 공간과 운영 서비스 공간으로 나눠져 있는데, 팀별 공간은 팀원 및 팀 단위 업무 페이지가 존재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팀별로 업무 특성에 맞춰 조금씩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게 재밌다.
내부 문서를 함부로 오픈할 수 없기 때문에 특징만 정리했다.
1. 팀 단위, 프로덕트 단위의 협업
협업을 위한 DB와 페이지를 만들어 사용한다. 사용자 멘션 기능과 알림 설정이 있고, 마크다운 형식으로 문서를 빠르게 편집할 수 있어 마크다운 언어와 단축키만 조금 외워두면 문서 작성 속도가 아주 빨라진다.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기본적인 속성 정도는 육하원칙을 고려해 통일해 놓으면 좋다. 내 개인 페이지의 업무 DB를 만들 때 고려한 템플릿의 속성은 아래와 같다.
누가 = [생성자, 사람] 속성
언제 = [생성 일시, 일정] 속성
어디서 = [선택, 다중 선택, 관계형, URL] 속성
무엇을 = [이름] 속성(Default)
어떻게 = [텍스트, 선택, 다중 선택, 상태] 속성 혹은 본문
왜 = [텍스트, 선택, 다중 선택, 상태] 속성 혹은 본문
예시 템플릿
2. 업무 문서 아카이빙
노션은 회의록, 업무에 대한 명세, 매뉴얼 등을 관리하기에도 무척 편하다. 노션의 가장 큰 장점은 노션 내 검색(Ctrl+p) 기능을 통해서 다양한 조건을 걸고 검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전 협업툴에서 넘어오게 된 큰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백링크와 블록 복사 등 문서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힘을 발휘한다.
문서 작성, 폴더 생성에 대한 정책만 잘 관리하면 아카이빙의 효율이 아주 좋아진다. 근데 이게 팀 단위가 500명이 넘어가면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만약 어떻게 아카이빙 할지 고민이라면? 최근에 포스팅한 제텔카스텐 방법론 글을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ㅎㅎㅎ
3. 높은 활용도
노션에서 제공하는 DB와 템플릿 문서의 속성을 이해하면 그 활용도가 무시무시해진다. 최근에 프로덕트 리뉴얼 프로젝트를 위해 구축한 QA 페이지를 예시로 설명한다면..
이 페이지의 주 사용자는 테스터 및 개발자 두 부류다. 총 8명 정도가 사용할 페이지고, 이를 고려해 페이지 및 DB 설계를 2시간 정도 걸려 구축했다.
특징은 관계가 맺은 DB를 단 두 개만 사용한다는 점. 검수 DB와 시나리오 DB는 PM인 내가 확인하고 수정할 게 있으면 수정하는 용도의 Core DB다.
테스터는 검수 DB를 표 보기로 가지고 와서 시나리오를 블록처럼 조합해 계정 별 테스트 케이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해놨으며 이때 케이스 내에서 시나리오 단위로 성공 실패 여부를 관리하게 되는데, 여기서 실패한 시나리오만 개발 조치 필요 영역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테스터들은 테스터 개인 페이지만 확인하면 되고, 개발자는 아래의 개발 조치 필요만 확인하면 되도록 해서 사용자가 해야 할 업무들을 영역(화면)별로 명확하게 구분 지었다.
노션의 페이지를 만드는 것은 업무 시스템, 백오피스 기획과 아주 유사하다. 사용자가 누구인지, 어떤 업무를 진행하고 그 업무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 어떤 데이터를 관리할 것인지 등 만 정의한다면 하나의 툴 내에서 효율적으로 여러 사용자를 움직이도록 만들 수 있다. 노코드라서 훨씬 설계가 간단하기도 하고. 아주 재밌다.
그래서?
올해 2분기에 옵시디언을 연구해 볼 생각은 있는데, 옵시디언에 익숙해진다 해도 노션에서 넘어가지는 않을 것 같다. 옵시디언은 로컬 기반이라서 다른 곳에서도 쓰려면 원드라이브 등 클라우드 폴더에 파일 올려놓고 이를 옵시디언에 연결하는 등 귀찮은 것도 많아서 좀 그렇다. 노션도 옵시디언처럼 백링크를 비주얼라이징해서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이것이 좀 아쉽다.
나중에 해보고 싶은 것은 노션을 통한 회사 업무 프로세스를 기초부터 설계하고 잡아보는 것. 대부분 피플팀(인사팀)이 수행하지만, 프로덕트 매니저로 지내면 모든 팀의 업무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알 필요가 있으니까 이 경험도 할 수 있으면 좋을 듯하다. 공통되는 DB는 하나의 공간에 모두 몰아넣고, Core DB에 대한 정책을 만들고, 전반적인 업무 플로우를 짜는 등 이런 생각을 하면 심장이 두근두근 설렌다. 참 재밌겠다!
다만 이것은 훗날 내가 신생 스타트업에 입사하거나 창업을 할 때나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간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관여만 하고 직접 만들지는 않게 될 듯.
ⓒ 327r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