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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와 알렉산더 Jul 02. 2024

예술가론 (4)

네 번째 개똥철학

직업으로서의 정치. Politics as a Vocation. 

직업으로서의 학문. Science as a Vocation. 

막스 베버가 남긴 명저의 제목이다. 


여담 하나. 

나는 독일어는 모르지만, 영어 제목을 볼 때 "직업"보다는 "소명"으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우리말보다는 영어가 독일어와 훨씬 가깝기 때문이다. 

"job"과 "vocation"은 분명 다르다. 

영화 "Dead Poets Society(고전시  동아리)"를 "죽은 시인의 사회"로 번역해놓은 것만큼은 아니지만, 틀림없는 오역이다. 


언제나처럼 사족이 길었는데,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단순하다.

나는 직업으로서의 예술을 하고 싶은 사람이다.

이러한 꿈을 꾼 지는 꽤 오래되었다. 

다만 이 꿈과 관련한 생각의 변화는 있었다.

예전과는 달리 요즈음에는 전업 예술가가 되기 이전에 물질적인 토대를 구축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예술로 밥벌이를 하기 전까지 떳떳하게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어떠한 직업을 찾아야겠다는 생각 말이다.


직업으로서의 예술을 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나름 뚜렷한 예술관을 지니고 있다. 

예술이 필히 사회적 기능을 담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도 그러한 예술관에 속한다. 


내가 아는 동양 사람들 중에서 가장 먼저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한 사람은 공자님이다.

공자는 예술이 또는 예법과 음악을 아울러 지칭하는 "예악"이 백성을 교화하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어떠한 훌륭한 예술은 실로 막강해서 세상을 변화시킨다.

공론장을 형성함으로써 또는 사람들의 인식적 변화를 추동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술 작품들은, 그러한 사회적 기능만으로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모든 훌륭한 예술 작품이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은 아니다. 

예술을 가치판단과 도덕과 선악의 세계 안에 가두면 안 된다. 

어떠한 훌륭한 예술은 우리에게 아무런 보편적인 교훈도 주지 않는다. 


나는 유미주의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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