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매릭(cinematic)한 모먼트야
런던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돌아온
젊은 감독이 말했다
프레임 안에는
소녀와
강아지와
할머니가 있었다
강아지는 소녀를
소녀는 할머니를
할머니는 소녀와 강아지를 바라보고 있었고
등에 두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업은
할머니의 등은
그래서 한껏 굽어 있었다
태양은 원색의 크레파스를 쥐고
배경을 칠하고 있었고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소녀의 머리가
나부끼고 있었다
어쩌면 강아지도 소녀도 할머니도
모두 기억하지 못할 한 순간이
평범하고 숭고한 순간이
하늘의 투명 캠코더로
촬영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