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열넷

by 화니와 알렉산더

세상의 어느 진실 하나를

알아버렸을 때

곡기를 끊은 채

목포 어느 작은 여관에서


너는 나흘을 꼬박 보냈지

너와 뜻밖에 재회한 을지로에서

나는 너에게 서울로 생환한 이유를 물었지


너는 나에게 귓속말을 했고

나는 참 사소한 이유라고 말했지


너와 헤어지고 내 방에 돌아오니

화분 속 스파티필름이 잎을 축

늘어뜨리고 있더라


물을 주며 생각했지

나의 삶은

화분에 물을 주기 위한 삶이구나


꼭 그만큼 사소하고

꼭 그만큼 위대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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