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보행의 위대함

열여덟

by 화니와 알렉산더

오늘 걷다가 깨달았다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삶인 줄 알았는데

나는 지금 걷고 있구나


우리가 걷는다는 건

우리 모두가 함께 이룩한 위대한 성취다


처음에는 몸을 뒤집을 줄도 몰랐다

잠 못 이루는 밤에 몸을 뒤집으며 이것이 떠올라라


다음에는 설 수도 없었다

지하철에서 내리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것이 떠올라라


다음에는 걸을 수도 없었다

낙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걸어가며 이것이 떠올라라


그대여

지금처럼 위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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