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동

1월 24일

by 화니와 알렉산더

이상을 읽다가

외투를 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370번 버스를 탄다


서울역사박물관.경희궁앞

정류장에서 내려

800 미터쯤 걷는다


스페이스본

여기다

종로구 사직동 165번지

여기다


114년 전

8월 20일

이상이 태어난 곳이

여기다


경건한 마음으로

룸비니를 찾은 불교 신자처럼

바티칸을 찾은 가톨릭 신자처럼


고급 아파트를 향해

절을 한다 불교 신자처럼

성호를 긋는다 가톨릭 신자처럼


15분쯤 걷다 보니

사직동에 있는 경희궁이 나온다

일제는 경희궁을 파괴하고


114년 전

그 자리에 경성중학교를 지었다


이상이 태어난 해에

경희궁이 헐렸는데


이상이 태어난 곳에

아파트가 들어섰다


문학의 역사가 자취도 없이 사라진 자리에

천민자본주의가 여섯 동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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