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의 대화

자전거는 매개

by 조은주

주말 근무를 위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지하철에 탔다. 지하철 끝 칸은 자전거 라이더들의 허용된 공간이다. 이동시간이 아까워 책을 읽고 있었는데 두 사람의 대화가 들렸다. 주로 한쪽이 얘기하는 대화였다. 한쪽의 얘기에는 bmw가 뭔지 아냐며 버스, 메트로, 워크라는 부연 설명과 함께 어떻게든 대화를 놓지 않으려고 쉴 새 없이 말하는 상황이 느껴졌다. 보통은 상대방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대화가 끊기는데 이 대화에서는 상대방이 눈을 마주치거나 반응이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대화는 15분가량 길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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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에 다다른 다른 쪽이 내리려는지 일어나서 자신의 자전거를 챙기고 있었다. 나의 시선도 같이 움직였다. 다른 쪽은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남학생이었다. 한쪽은 자신이 72세라며 자전거가 건강 비결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아주아주 건강한 학생에게 계속 자전거를 타라고 좋은 운동이라고 권유했다. 학생에게는 운동이 아닌 놀이일텐데 학생은 할아버지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주고 있었다.


학생이 내리는 마지막까지 할아버지는 주변 사람들은 개의치 않고 일방적인 대화를 이어갔다. 굳이 대화라고 표현한 것은 마지막 학생의 말 한마디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마주치며 할아버지의 말을 경청하고 내리는 순간까지도 눈을 떼지 않던 학생은 마지막 말을 건넨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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