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만남

해답

by 조은주

김형석 교수님과의 두 번째 만남이 이루어졌다.


과연 세상의 진리는 무엇인가?


진리를 위해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지금의 나의 모습은 나 자신에게 타당한가?


무수한 질문을 쏟아낸 채 시간은 흘러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질문만을 한 채 살아갈 것인가.


나이가 들어 얻어지는 경험과 깨달음은 세상의 먼지만큼 작은 것에 불과하다.


두 번째 만남에서 106년을 사신 교수님은 눈덩이만큼 커서 감당할 수 없던 나의 화두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다.


교수님은 부처님이 자신을 모신 절에 갔다가 자신을 표현한 불상의 화려함을 보고 진정한 불교는 석가의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지 보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개탄하였다는 얘기를 들려주신다. 또 원불교는 보이는 화려함보다는 원 하나를 상징으로 모든 인간의 고뇌와 인생사, 철학, 가르침 등 우주의 근본 진리를 가르치는 종교라는 말씀도 하신다.


이러한 말씀을 하신 데에는 겉치레보다는 마음의 깨달음을 얻으라는 삶의 태도를 말씀하신 것이다.

인간은 이성적 판단을 하고 양심을 가지고 살면 스스로 죄를 뉘우치고 성실하게 된다고 하신다. 그러나 교수님 본인도 성실하게만 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한계를 느끼셨다고 한다.

성실함의 한계에 다다랐을 때 그것을 뛰어넘으니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경건함종교라고 말씀하신다.

철학,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기계과학 등 수많은 학문도 결국은 종교로 귀의하게 된다고 한다.


세상 안에서 사회 안에서 우리는 진리를 깨우쳐야 한다.

그 진리가 진실이 되고 진실이 인간적 가치를 가지게 된다.

우리는 인간적 가치를 얻기 위해 상념하고 고뇌한다.

인간적 가치를 얻는 순간 사람이 보이고 사람에 대한 사랑이 보인다.

그 사랑은 신앙의 가치이며 신앙의 실천으로 우리 사회는 성장하게 된다.

종교는 사회를 위해 있는 것이지 사회가 종교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신다.

그러므로 종교는 자라나야 한다. 진정한 종교는 종교 자체를 뛰어넘는다고 하신다.


우리는 감정이 아닌 이성에 의해 행동해야 하며, 거짓이 아닌 진실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추구해야 하며, 사회 안에서 다른 사람의 핑계를 대지 말아야 한다. 권리만 가지는 것이 아닌 권리와 의무를 함께 지녀야 할 막중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하신다.

<위의 내용은 작가가 강연을 들으면서 이해한 부분을 요약한 것입니다. 주관적인 요약이니 부족하더라도 이해 바랍니다.>



교수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나의 뇌리에 꽂혔다. 세상에 대한 고민의 처음과 끝을 순서대로 정리해 준 느낌이었다. 최근 신앙에 대한 고민이 해결된 나에게는 적절한 시기에 가슴에 와닿는 진리의 말씀이었다. 강연장을 뒤로하고 나오면서 나의 이성은 최고조에 있었으며 감정은 최하위에 머물며 의외로 차분했다.


김형석 교수님에 대해 더 놀란 것이 있었다. 그것은 강연의 첫 내용을 가톨릭에서 성모님에 대한 입장을 밝힌 최근의 내용으로 시작하신 것이었다.

[교황청이 성모 마리아를 '공동 구속자'로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공식 밝혔다.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성모마리아에게 '공동 구속자"라는 호칭을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예수님만이 유일한 구속자이심을 천명했다.] (2025년 11월 16일 가톨릭평화신문 기재 내용 인용)


이것은 교수님이 80년이 넘는 세월을 철학을 공부하시고, 100권이 넘는 책을 출판하시고도 아직도 시대에 흐름을 공부하고 계시다는 증거이다. 내가 강연을 들은 3일 전에 나온 신문기사이기 때문이다. 수도 없는 강연을 다니시니 준비된 내용만 말씀하실 거라고 생각하였는데 새로운 정보로 강연을 시작하신 것이다.

사실은 나도 평화신문을 읽지 않았다면 몰랐을 내용이었다.


마지막에 교수님은 강연이 길어 시간이 더 소요됨을 정중하게 사과하신다. 모두가 교수님을 보기 위해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모였으니 자만하실 만도 한데, 강연이 길어진 것에 대해 '미안합니다'라고 사과를 하셨다.

많은 사람들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는다. 교수님의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시는 마지막 모습에서 왜 이분 자체만으로도 나에게는 감동이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교수님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은 나에겐 큰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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