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업신거리고
하늘을 제대로 바라보는
능소화도 있지 않느냐
주황깃발 휘날리는 노동자들
외침이 공중에 흩뿌려질 때
그 외침이 절규가 되어 깨질 때
가을의 구름이불은
그들의 땀내에 주황색으로 물든다
깨진 외침 조각들이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때
그제서야 소리가 사그라든다
하늘이시어
바라보고 쫓아가면
발아래 송곳이라도 없애주셔야죠
검붉은 피비린내에 눈을 뜰 수 조차 없다
작은 것들의 완벽주의는
누군가의 한모금에
달콤함만 남기고 사라져버린다
그렇게 추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