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의 차이
이 정도면 되었다
적당히 그 정도만 해야 한다
적당한 타이밍이었는데
끓어 넘친 장미 한 다발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에 빠진 누군가는
오고 가다 전혀 모르는 이를 만나
어둠 속의 장미가 왜 이리도 새빨갛냐고 물었다
적당히 묻혀야 하는데
색깔을 자꾸만 드러내고 만다
산책하던 누군가를 또 다치게 했다
가만히 있었던 장미는 억울하겠다
적당히 피다 지려고 했는데
찬란함에 피를 보게 만들었다니
그렇게까지 할 마음은 없었는데
자꾸만 지나쳐버린다
감정은 언제나 한 박자 늦게 식는다
그런 장미는 해바라기를 만나
능소화를 불러냈으니
이번 여름은 이만하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