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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작가가 되다

by 맑은희망

예전에는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뭐가 그렇게 웃긴지 이야깃 거리가 넘쳤지만

친구들도 이제는 대화의 주제가 달라지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하며 전화도 뜸해지고 있다.

직장에서 다녀온 뒤 나의 에너지를 다른 사람의 기분에 맞출 에너지가 없었다.


예전의 나는 편지쓰기를 매우 좋아해서 항상 몇 명의 친구와는 편지쓰기를 통해 생각을 나눴고 친한 친구와는 노트 한권을 편지노트로 정하기도 했다. 한 번은 만화잡지 뒤에 이름이 실려 전국에서 편지가 날아와 펜팔을 하고 싶다고 하기도 했다. 그렇게 사귄 친구와 몇 년이나 편지를 주고 받기도 했다.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때까지는 일기를 썼는데 정리를 좋아하는 엄마는 스케치북, 장난감 등을 상의없이 버렸지만 일기장은 버리지 않으셨다. 어른이 되어서는 다이어리를 매년 샀지만 언제부턴가 3월까지만 쓰고 쌓인 일기장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는 다이어리조차 사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우연히 글이 쓰고 싶어져서 검색을 하다가 브런치 스토리를 알게 되었다. 글을 쓰다보니 '내가 글쓰는 것을 원래 좋아했구나'를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엄마 내 친구 엄마들은 공부도 하고 그런다는데.."하며 늘상 소파에 누워있는 나에게 한마디 했다.

나는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이제 와서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작가'라는 호칭의 힘은 어마어마했다.

'너희들은 모르지? 사실 나는 작가야'하며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고

뭔가를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새로운 삶도 꿈꾸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정리해서 적어보며 나의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신랑에게 "이제는 작가님이라고 불러"하고 큰 소리를 치기도 하고

아이들도 "오~"하며 축하해주고 책이 나오면 친구들에게 사주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아빠는 한동안 상담을 공부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이 고민을 이야기하러 왔는데 자기 혼자 떠들더니 혼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고맙다고 하며 갔다고 말씀하셨다


어른들은 모르는 사람을 붙잡고 자기의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가 많다

대화할 상대가 있다는 것,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는 생각하는 것이 재미있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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