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공사가 다 끝나 갈 무렵부터 일은 터지기 시작했다. 우리를 위해 영업 허가증을 주고 가겠다던 첫 번째 약속이 거짓이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허가증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는 차이가 확실했다.
전자의 경우엔 다른 절차 없이 바로 영업을 시작해도 되지만 없는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는 개업을 코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책임을 따져 물을 새도 없이 부랴부랴 허가증 발급 신청을 했다.
그런데 허가받는 과정에서 갑자기 식당 주방 건물이 불법 건축물이라며 철거 명령이 떨어졌다.
다 허가받고 하던 거라 괜찮다던 주방도 결국은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일로 주방건물을 철거하고 다시 허가를 받느라 예상보다 3주가 더 지체되었다.
지체된 만큼의 임대료와, 철거비용까지 감당해야 했다. 그런데 나쁜 일은 몰아서 온다는 말이 있었던가? 우리 경우에는 그랬다.
식당 전화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도록 해 주겠다며, 이전하지 않기로 했던 약속까지도 거짓인 게 이 기간에 드러났다.
전화번호는 그대로 주고 간다며 단골손님을 보장했었는데, 이 것 역시 계약하기 위한 거짓 약속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가까운 곳에 똑같은 새 식당을 오픈하고 전화번호도 그대로 가져간 건 명백히 고의가 느껴졌다. 단골손님은 자신이 다 데리고 간 거나 마찬가지였다.
사과도 없이 끊어버린 전화 사건으로 내 마음도 끊어져 버리는 것 같았다.
우리 부부는 허탈함과 배신감으로 할 말도 잃었다.
이런 큰 문제들이 있었기에, 자신이 꼭 데려가려던 직원들을 더 설득하지 않고, 금방 받아들였구나 싶었다.
세상물정 모르는 젊은 부부 속이는 일이 이렇게도 쉽다고 춤이라도 췄을까? 사람 좋은 얼굴로 어쩌면 그럴 수 있었을까? 남편은 직장과 식당을 오가며 고군분투하다 전의를 상실한 듯 보였다.
자신의 일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뛰어난 사람이라 자부했고. 주변의 인정도 받는 사람이다 보니, '이렇게 당할 수도 있구나'하며 더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식당 경험이 없으면 모르는 일들, 사전에 알아보고 명확히 했어야 할 일들, 무엇보다 누군가 나를 속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한 번쯤 했어야 했다.
그렇게 친하지도 않은 단골손님일 뿐이면서, 겉모습만 보고 맹목적으로 믿었던 우리는 세상을 몰랐고, 식당계에서는 초보운전자였다. 그래서 식당 오픈전에 다른 식당에서 일도 해보고 여기저기 알아본 후 개업하는 게 중요하다.
누구를 원망하기 전에 우리의 뼈아픈 실수를 돌아보며 다시는 이런 실수하지 말자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이런 일들을 다 치르고 나니 우리는, 아니 나는 훨씬 더 단단해짐을 느꼈다. 어차피 남편이 아닌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남편이 고군분투하는 동안 새롭게 탄생시킨 내 비법 소스도 이제는 필연적으로 손님과 만날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두근두근 긴장반 설렘반 영업이 드디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