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타임에 찾아와 나와 직원들의 혼을 쏙 빼놓던 그녀가 자신이 주인인 듯 먼저 식당 한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무례한 행동이 몸에 밴 듯 자연스러웠다.
자리에 앉은 그녀는 자신이 전 사장님의 큰언니라며, 자신도 다른 지역에서 우리와 똑같은 꽃게장 식당을 아주 크게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가 자신의 식당 이야기를 할 때에는, 여기 찾아온 이유도 잊고 상황에 맞지 않는 자부심을 드러내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그런 모습 속에는 전 사장님의 모습이 있었다.
자신의 식당 하루 수입이 천 단위라며, 버스 한가득 손님을 태운 관광버스가 하루에도 몇십 대씩 들어온다고 했다.
하지만 시스템을 잘 갖춰서 밀리는 법 없이 음식은 일사천리로 나가며, 테이블 회전율이 좋다는 둥의 자기 자랑을 늘어놓다가, 전 사장님의 이야기가 시작되자 지금까지와는 상반된 분위기로 다소 격앙된 소리를 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신까지 세명의 자매가 있는데, 처음엔 둘째인 전 사장님과 식당을 함께 운영했으며, 수입 배분 문제로 다툼이 생기자 전 사장님이 독립해서 차린 식당이 있었고, 지금 내가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그곳에서 옮겨온 지 몇 년 안 된 곳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식당을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 셋째 동생에게 넘기기로 철석같이 약속을 했다는 거였다. 지금 셋째 동생의 힘든 생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모두 전 사장님의 욕심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자매들에게는 말 한마디 없이 동생에게 넘기기로 했던 이곳을 나에게 홀랑 넘기고 자신은 또 다른 곳으로 간 거라고 전 사장님을 욕했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저렇게 흥분해서 나에게 자신의 동생 흉을 보는 건지, 듣고 있으면서도 이제 전 사장님 이야기라면 지긋지긋했다.
만약 전 사장님이 자기 동생과의 약속을 지켰다면, 나는 지금도 여전히 우울해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막 빠져들고 있을 때, 그녀가 나에게 권리금이나 레시피값을 얼마나 지불했는지 물었다.
레시피값으로 2,500만 원을 따로 지급한 걸 듣고 그녀는 웃으며 나에게 속았다고 했다.
그녀는 이럴 줄 알았다며, 넘겨준 레시피는 가짜라고 했다.
자신의 동생이 절대 똑같이 알려주지 않았을 거라고 짐작은 했었다는 거다. 그리고 만약 진짜 레시피를 넘긴 거라면 동생을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했다.
함께 만든 레시피여서 누구에게 넘기는 건 자신과도 계약위반이라는 거였다.
게다가 나에게 가게를 넘긴 것도 동생에게 넘기면 레시피값과 권리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레시피가 가짜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전 사장님이 아직 그만두지 않았을 때, 나를 가르치며 만든 음식이 그대로 손님들에게 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내 생각을 말해주지는 않았다.
그건 그들의 일이고 가짜든 진짜든 이제 그들의 레시피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이제는 나만의 레시피가 있고, 당신들과는 다른 건강한 레시피가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