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영 Sep 15. 2023

뱃머리를 돌리며


처음이라는 돛대를 달고 항해를 시작했다.


아주 작은 나의 배는 미풍에도 쉽게 흔들렸다.


몸집을 늘리고 더 튼튼하게 만들고 나가야지 했던


결심이, 처음이니 부족해도 경험이라 응원하며 나를


격려하고 작은 배를 몰아 망망대해로 나아갔다.


멀리 커다란 배들이 위엄을 뽐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코, 정신이 번쩍 든다. 내가 저 속에 들어가고 있었구나.


바다만 바라보다 드디어 나의 작은 배를 살펴본다.


한없이 초라하고 작은 너를 어쩌자고 이곳까지 끌고 왔나 탓을 해본다.


다행이다. 끝까지 간 건 아니라서. 조용히 배를 돌려 수선하러 가는 길.


라이와 괴짜 할아버지는 수선 후 다시 배를 띄우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수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