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들지만, 행복해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by 꿈꾸는 냥이

동생은 나를 '마녀'라고 부른다.


원하는 일이 항상 일어난다고 해서 부르는 말이다.


사주를 보든, 별자리나 타로를 보든 내 인생에 큰돈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돈이 마르지도 않는다고 하는데, 그 말이 난 좋다.


'굶어 죽진 않겠군!'


말은 언제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고, 한 번 뇌리에 박힌 말은 부적처럼 나를 지켜준다. '돈이 마르지 않는다'는 말처럼 나는 딱 필요한 만큼의 돈이 어디선가 나타나곤 했다.


최근 일 년 사이 금리가 계속 오르고, 대출이 엄청난 아파트는 버겁다. 대출이 힘들어지면서 일 년 전 내놓은 집은 여전히 팔리지 않고 있다. 은행은 3개월마다 이자가 인상되었다는 친절한 문자를 보내준다. 고맙지만 밉상이다.


집이 팔리면 반을 나누기로 했는데, 대출금은 대부분 내가 부담하고 있다. '불공평하지만 나중에 빼고 주면 되지'라고 생각해서 괜찮았다. 정말 빼고 준다고 하면 어떻게 나올진 모르겠다. (하하)


요즘 난 경제적으로 가장 힘들지만, 마음은 가장 편하다고 말한다. 마음이 가장 편한 이유는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아도 되어서이다. 가슴을 누르던 돌덩이를 치우고 나니 눈앞에 세상이 전과 다르다. 하늘도 예쁘고, 나도 예쁘다. 한 때 미웠던 그들도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문득 난 정말 괜찮은 걸까 묻게 된다. 괜찮고 싶어서 괜찮다고 하는 건 아닐까. 청구서들을 바라보다 빵을 사러 갔다. 점심을 빵으로 먹은 날은 결국 후회하게 되지만, 울적해지려 할 땐 빵만 한 게 없다. 돌아오니 문 앞에 소포가 있다. 책이다. 서평단에 선정된 모양이다. 책 선물은 늘 정답이지!


포장을 뜯어 사진을 한번 찍어 본다. '보통의 가족이 가장 무섭다'는 제목에 아이들이 먼저 떠오른다. 나는 어떤 엄말까. 조금 전 전화가 맘에 걸린다. 오늘 학원 꼭 가라는 말에 정말 가기 싫다던 딸의 음성이 걸리지만 모른 척해야겠다.


어머나! 눈 한번 감았다 뜨면 분명 두 개였던 빵이 하나다. 재밌어서 피식 웃고 나니 기분이 좋다. 빵을 먹어서인지, 창 밖의 하늘이 예뻐서인지 모르겠다. 때마침 옆 학원 원장님이 커피를 내려 가져다주신다. 며칠 전 드린 청귤청이 맛있다는 말씀을 벌써 몇 번째 하시는지 모르겠다. 커피를 받아 들고 자리로 돌아오는 엉덩이가 둥실거린다.


글을 쓰다 보니 정말 괜찮은 건가, 괜찮고 싶은 건가를 궁금해하던 나는 어디로 가버렸는지, 단순한 마녀는 오늘도 행복하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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