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움직이는 감성^^

by 홍승표

“하늘에 계신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실 겁니다. 부모님과 저를 아는 모든 분이 실망하지 않도록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공직에서 명예퇴직한 지 1년 만인 2015년 1월 경기관광공사 대표로 일하게 됐을 때, 제가 취임 인사에서 한 말입니다. 남경필 지사(재직 2014.7~2018.6)가 너무 센 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다른 두 기관장 인사는 ‘지사의 뜻을 받들어 열심히 일하겠다. 도 간부들이 많이 도와 달라’ 하는 정도였는데, 저는 부모님을 거론하면서 죽을힘을 다하겠다고 했으니 뜻밖이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진심이었지요. 아버지는 제게 기왕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으니 잘해서 면장까지 해보라 하셨습니다. 예상보다 승진이 빨라 도청 국장, 부시장을 거쳐 공기업 사장이 됐으니 당연히 좋아하셨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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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에서 관광과장으로 일한 경험이 있으므로 경기관광공사가 아주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관광은 종합서비스업이라 유연함, 순발력, 긍정적 사고, 친절한 몸가짐이 중요하지요. 여기에 감성을 움직일 수 있다면 더 좋지만, 마음을 얻기가 간단치 않습니다. 진심으로 정성을 다해도 쉽지 않지요. 다행히 경기관광공사 직원의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습니다. 그걸 아는 데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지요. 도청 관광과장으로 일할 때 경기관광공사와 함께 ‘2005 경기방문의 해’를 준비하면서 이미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일 추진과 처리 능력이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도청·도의회와 소통, 시·군·관광업계와 협업이 무리 없이 이루어지면 잘 되겠다 믿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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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엇보다 ‘감성경영’을 지향했습니다. 전 직원 정규직화도 경기관광공사가 가장 먼저 했지요. 물론, 팀별 현안을 살피면서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과 다양한 콘텐츠 발굴, 이의 체계화에 중점을 두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도청 관광부서와 공동 추진해 유대감을 높인 ‘체육주간’ 행사, 광교산자락에서 야유회를 겸해 개최한 창사 기념식, 옥상 테라스에서 연 워크숍 등이 그것이지요. 1박 2일 정기 워크숍 때는 배추 2000포기를 김장, 홀몸 어르신들에게 전달했고, DMZ 담당 군부대와는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정기 간담회를 열어 DMZ 걷기·자전거 달리기 등의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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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유명한 미군 반환기지 ‘캠프 그리브스(Camp Greaves) 숙박 체험’ 프로그램 운영도 빼놓을 수 없지요. 특히, 한류 열풍을 활용한 군복 입기, 군번줄 새기기 등은 반응이 좋았지요. 파주시·CBS와 함께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매년 가을 국내 유일하게 ‘포크음악축제’를 연 것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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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확장도 꾀했지요. 지방 관광공사로는 처음으로 도내 관광업계 국외마케팅 협의체인 ‘GOMPA’ 등과 공조, 나라 밖으로 나간 게 대표적입니다. 세계적인 포털 관광업체인 ‘트립 어드바이저(Trip Advisor)’, ‘베이징 인민라디오’ 등과 MOU를 체결해 경기도 관광을 널리 소개한 것은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도전이었고, 다른 시도 관광공사와 업계의 부러움을 샀지요. 국내에서는 매년 부산·광주·대구에서 ‘경기관광박람회’를 열었고, 코레일과 함께 영호남과 경기도 관광지를 연결하는 할인 열차 여행상품도 운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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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를 못 면하던 경기관광공사는 3년 연속 흑자로 탈바꿈했지요. ‘2015 대한민국 문화관광 산업대상’ 수상, ‘2016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공사 부문 내부만족도 전국 1위’, ‘2016 정부공기업 평가 결과 시도 관광공사 중 1위’ 등이 성과의 증거들입니다. 직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관광콘텐츠가 되고, 관광 상품으로 좋은 반응을 얻으니 신나게 일했지요. 임기를 마칠 무렵,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좋았다’는 직원들의 한결같은 말에 참 기뻤습니다. 감성이야말로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라는 걸 새삼 확인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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