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엘 다녀왔습니다. 순천만 갯벌이 생각나 도발적으로 길을 떠난 것이지요. 이틀간의 순천 여행은 말 그대로 생태의 자연寶庫가 무엇인지를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순천만은 남해안의 중심에 있는 항아리 모양의 습지로 순천 땅 깊숙이 자리하고 있지요. 이 습지는 28㎢의 광활한 땅이 갈대밭과 갯벌, 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순천만은 하천과 개울물이 바닷물과 만나는 江 河口가 아름다운 曲線으로 이어져 있지요. 넓게 펼쳐진 갯벌과 갈대밭이 논과 밭과 함께 멀리 보이는 산자락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했습니다.
순천만은 자연해안선이 그대로 보존되고 산과 강과 농경지와 마을이 어우러진 세계적인 가치를 지닌 곳이지요. 육지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 물의 흐름이 호수처럼 고요하고 다양하고 풍부한 종류의 생물과 식물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특히 흑두루미와 저어새 등 희귀한 새들이 살고 있는 국제적인 생물서식지로 평가받고 있지요. 이러한 자연생태계를 보존하고 희귀 새들이 감전으로 죽는 것을 막기 위해 습지주변에 있는 전봇대를 뽑아 버렸습니다. 浦口에 있던 음식점과 환경오염시설을 이전시키고 갈대밭에 나무로 된 이동로를 만들었지요.
자연생태공원 내에 있던 집들도 모두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자연생태 관과 천문대를 지었습니다. 시설물의 설치를 최소화하고 논을 가진 농가들에 보상을 해주고 무 농약 쌀을 생산해 흑두루미 쌀로 특화했지요. 논의 일부는 벼를 베지 않고 새 들의 먹이로 놔두고 있으니 가히 철새들의 천국인 셈입니다. 배를 타고 일대를 돌아보았는데 밖에서 보는 습지와 바다에서 바라보는 습지의 모습을 사뭇 달라 보였지요. 뱃전으로 부딪쳐 흩어지는 물살과 무늬가 환상적이었습니다. 갈대들이 바람결에 누웠다 일어서며 몸을 부딪치는 소리도 장관이었지요.
전망대엘 오르니 순천만이 한 눈에 들어 왔습니다. 갯벌 탐사선이 유유히 떠돌고 일부러 만들어 놓은 듯한 원형습지들이 환상적이었지요. 원형습지들은 마치 잔잔한 호수의 물결이 둥그렇게 흩어지다 멈춘 듯, 독특한 모습이었습니다. 갈대는 뿌리의 일부나 씨앗이 바닷물에 떠돌다가 갯벌위에 뿌리를 내려 자란다지요. 그런데 처음에는 작은 동그라미 형태였다가 이것이 커져 큰 원형의 모습이 되고 이 원형의 갈대밭이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곳의 물 흐름이 일정하고 강 하구에 넓은 갯벌이 있어 드넓은 갈대밭이 형성되었다는 것이지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소금기가 있는 갯벌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칠면 초는 처음엔 연녹색에서 자주색까지 말 그대로 한 해 동안 일곱 번 색깔이 변하지요. 자주색 칠면 초 군락과 황금빛 갈대의 물결이 햇살에 부서지는 물결과 옅은 검은빛 갯벌을 만나는 풍경은 신비롭습니다. 겨울이 오면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흑두루미가 날아들지요. 흰머리와 목외엔 모두 검은 빛을 띠고 있는 흑두루미는 세계적인 희귀 새로 생존 개체수가 만 마리가 안 된다고 합니다. 두루미 중 가장 신비로운 새로 순천만에서 처음 발견 되었지요.
두루미는 친근한 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수와 행운, 고귀함과 금실좋은 부부의 상징이지요. 30년 이상을 살고 한번 맺은 짝을 바꾸지 않는다고 합니다. 순천만을 찾는 두루미가 늘고 있는 것은 참 좋은 일이지요. 순천만이 세계 5대 연안습지로 선정된 것을 보면 순천시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있는 셈입니다.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은 날로 늘어나고 있으니 이제 순천시의 고민은 순천만을 어떻게 자연 그대로 보존하느냐하는 문제지요. 많은 관광객이 순천만을 찾아들면서 자칫 순천만의 훼손은 물론 영구보존 자체가 위협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국제 정원 박람회지요. 도심을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생태공원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야심찬 구상을 한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세계적인 자연생태 寶庫인 순천만으로 都心이 팽창하는 것을 막아주는 緩衝지대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지요. 생태수도를 표방하는 순천은 참으로 저력 있는 도시입니다. 서울의 1.5배에 달하는 넉넉한 땅, 다소 한산해 보이지만 어느 곳보다도 생명력이 넘치는 자연 생태계의 보물 창고, 순천만 갈대숲을 거닐 때 어느새 머리가 맑아지고 찌들었던 삶의 더께가 말끔히 씻겨 내리는 듯 했지요.
용산 전망대에서 햇살에 반짝이는 은물결과 원형의 갈대숲과 검붉은 갯벌, 강기슭을 날아드는 새들의 나래 짓을 보며 천상에 오른 착각에 빠져들었습니다. 순천만의 풍경은 가을, 겨울이 더욱 절경이라는 말을 새기며 떠나오는 차창 밖으로 순천만의 환상적인 풍경이 꿈결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