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아기를 낳은 기쁨과 환희, 감동은 잠시...
뭔지 모를 불안감이 다시 몰려온다.
회사를 그만둔 지 7년, 중간에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왔다지만 미국 유학 이후 이렇다 할 커리어 없이 결혼과 출산을 했고...
블로그에 글도 써보고 주식 공부도 해보고 번역도 해보고 프리랜서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고 도전해 봤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다 내 탓인가? 내가 잘 못해서 그런 건가? 너무 빨리 포기한 탓인가?
내가 끈기가 없는 탓인가...
난 정말 독하게 잘 해내는 사람이었는데 공부 말고 돈 버는 일에 있어서는 왜 이렇게 무능력한지 모르겠다.
출산한 지 3주..
내가 지금 집중해야 할 것은 내 커리어가 아니라 내 몸 회복일 텐데
이렇게 애만 보고 있어도 되나...
애 어린이집 보내고 나서 뭘 해보려고 한다면 너무 늦는 건 아닐까...
살은 왜 안 빠지지...
운동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좀 이르고...
이력서를 써볼까...
쓸데없는 걱정인가...
이런 게 산후우울증인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정말 괜찮았는데...
그냥 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을 뿐인데
과거의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유학을 간 게 잘못인가,
그때 회사를 그만둔 게 잘못인가,
현재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며 그 원인을 찾고 있다.
그러곤 또 생각한다.
지금 내가 이런 생각하는 게 맞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