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그만두고 필라테스 강사가 되면,

32살에 유학 가기 Part 3

by 살라망카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 강제로 몸을 움직일 무언가가 필요했다.


필라테스를 시작하고 6개월이 되었을 때 필라테스 선생님이 내게 강사 자격증을 따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무슨 동작만 하면 다리와 팔이 덜덜 떨렸는데, 6개월 후에는 강사님의 동작을 곧잘 따라 하는 수강생이 되었다. 몸에 근력이 꽤 생겼다. 그 당시에도 아무런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터라 뭐든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을 땄다.


내가 처음 필라테스 강사로 일을 시작하게 된 곳은 부산 사상의 작은 헬스장이었다.


그 헬스장 주변에 사는 주민들의 연령대가 높아 40-50대 어르신분들이 많이 오셨다. 쉬운 동작과 어려운 동작을 섞어 구성했고 활동성 있는 수업으로 짰다. 처음에는 듬성듬성 오시던 분들이 점점 꼬박꼬박 수업에 오기 시작하고 엄마와 딸, 남자 직장인 분들도 오시면서 필라테스 룸이 꽉 차기 시작했다. 추운 겨울이었는데도 1시간 수업이 끝나면 회원들의 입김과 열기로 거울에 뿌옇게 김이 서렸다. 수업을 시작한 지 한 두 달이 지나자 내 수업을 듣고 건강해졌다는 회원들이 늘어났다. 초보 강사였던 나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나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겠다는 기대가 다시 샘솟았다.


조선소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보람이었다. 내가 누군가가 건강해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니.. 이렇게 우울한 나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겠다는 기대가 다시 샘솟았다. 운동을 가르친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이었다. 내 건강 문제 아닌, 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변해갔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한 달에 한 번, 통장에 월급보다는 작고 귀여운 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월급을 당연하게 여기기만 했지, 그 정도의 귀여운 돈을 정기적으로 내 통장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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