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에 유학 가기 Part 2
회사를 그만두고 본가로 돌아와 두문불출하였다.
아토피로 엉망이 된 얼굴로 어느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지하 100층으로 땅을 파고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경제적 여유가 없었던 부모님은 딸이 대기업을 그만두고 집에 들어앉은 것에 부담을 느끼시는 것 같았다. 나이 드신 부모님은 아침에 출근을 하시는데 다 큰 딸이 아파서 집안에만 있는 것이 죄스럽기까지 했다. 정말 우울했다. 도서관에 가서 책도 읽어보고 운동도 배워봤지만 우울증은 나아지지 않았고 자존감은 한없이 내려갔다.
5년간 꼬박꼬박 월급을 받다가 백수가 되는 것은 내 인생에 큰 변화였다.
통장에 아무런 돈도 입금이 되지 않는 삶은 상상도 못 할 만큼 불안한 것이었다. 그쯤 집을 사기 위해 회사생활을 하며 부모님께 지원해드렸던 돈이 잘못되어 반이 날아갔다. 몸이 아팠고, 직업은 없었고, 내가 힘들게 일하면서 모았던 돈은 날아갔고, 그 당시 사귀었던 연인과도 이별하였다. 28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내게 남은 것은 아픈 몸뚱이뿐이었다. 내 주변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기분이었다. 철저히 혼자였다.
28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내게 남은 것은 아픈 몸뚱이뿐이었다. 내 주변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기분이었다. 철저히 혼자였다.
나는 지하 100층에 있었는데 잡고 올라갈 그 무언가가 없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고 한편으로는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이후로 가지 않았던 교회에 다니며 새벽 5시에 새벽기도회에도 참석해봤다. 예배가 끝나고 혼자 기도를 하는데 두 눈에서 흐른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혼자 있다가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나도 확신할 수 없었다. 피부는 계속 낫지 않았다. 내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