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영어 회화에서 자신감을 갖는다는 것은 작은 성취들이 모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번 학기에 있었던 저의 작은 성취에 대해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저번 학기에 들었던 6개 수업 중에 Project Management라는 수업이 있는데, 엔지니어링에서 석사를 하는 학생들은 꼭 들어야 하는 필수과목입니다. 학생 수는 12명이며, 반 정도는 학부 4학년 학생들, 그 나머지 반 정도는 대학원 1년 차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학원생들 중에는 저처럼 현업에서 일을 해보고 온 사람들도 있지만 학부 4학년들은 거의 인턴으로만 엔지니어링 회사를 경험해보고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여름방학은 3-4달 정도로 긴 편이며 학부 1학년 때부터 매년 여름 인턴을 해온 친구들도 있어서 인턴만 3번 정도 했다고 하면 일을 한 기간이 상당히 긴 편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실무에 상당히 가까운 일을 했을 것입니다.)
이 과목의 교수님은 실제 20년 이상 엔지니어로 필드에서 일을 하신 분이며, 우연한 기회로 이 대학교에서 교수로 7년째 일을 하고 계시지만 종종 하고 계시는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때문에 휴강이 되는 일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엔지니어링 일도 겸하고 계신 듯합니다.
이 수업은 다른 수업과 굉장히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포인트는 토론 위주의 수업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토론이라기보다는 ‘질문, 응답 그리고 공유’의 방식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적절하겠습니다. 교수님이 정해진 강의 진도나 시험 치는 것보다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교수님의 경험에 비추어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하였는지 이야기를 해 주십니다. 학생들도 자유롭게 자신의 인턴이나 실무 경험들을 공유합니다. 한마디로 말을 많이 하는 수업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무슨 일이 있었냐 하면,
저도 5년을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일했던 지라(이제는 정말 아주 예전의 일이 되어 버렸지만) Project management에 대한 내용이 다른 과목보다 익숙하기도 하고, 강의 내용과 연관된 제 경험들이 떠오르면서 교수님께 질문을 하고 싶을 때가 정말 많았습니다.(그리고 왜 인지 다른 친구들이 질문을 많이 하니까 저도 하고 싶습니다) 입에서 항상 맴돌다가 몇 번 질문을 한 적도 있었는데 머릿속에서 몇 번을 시뮬레이션 돌리지만 입 밖으로 나온 것은 항상 ‘한 두 문장’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강의 내용이 ‘업무 이외의 자리에서 private 한 회식 자리를 가지는 것이 프로젝트 진행에 도움이 된다’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회사 다닐 때 가기 싫은 회식을 참 많이 가봤던 저는, 회식을 너무 자주 했다, 업무의 연장선으로 느꼈다 등 머릿속에서 하고 싶은 말들이 막 떠올랐습니다. (ㅋㅋ) 근데 갑자기 제가 손을 들었고 교수님이 제게 이야기할 기회를 주어, 4-5 문장 정도 편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Too frequent, forced me to attend, felt like it was a kind of work, 뭐 이런 구문들을 쓴 것 같습니다. 교수님이 크게 맞장구를 치시며 미국에서도 가기 싫은 회식 자리가 생기면 가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갑자기… 별 것도 아닌 일에 구구절절 글을 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역시 조금 마음에 편하고 익숙해 지니까 영어가 편하게 나오는 경험을 또 한 번 한 것 같습니다. 또한 그렇게 수업 시간에 4-5 문장을 준비 없이 이야기한 것은 처음이라 저에게 조금 작은 성취가 쌓인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게 뭐라고 작은 성취가 되고 이렇게 힘든 것인지 모르겠지만, ‘수업시간에’ 이야기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겠습니다.
불편한 사실이지만 이것이 제 유학생활의 현실입니다.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영어를 배웠지만 미국에서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10 문장 이상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부끄럽지만 이 또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작은 성취가 하루에 하나씩만 쌓이면 자신감이 정말 많이 붙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성취를 이룰 작은 시도들을 계속해야 합니다만… 작은 성취들이 더 모일 수 있도록 말을 많이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