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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라망카 Jul 22. 2022

미국에서 스타벅스가 망하지 않는 이유

미국에 살아보니 스타벅스 만한 카페 브랜드가 없습니다. 

뉴욕이나 캘리포니아는 모르겠지만, 제가 살았던 소도시에는 스타벅스의 음료 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동네 카페에서 스타벅스 음료만큼의 퀄리티를 기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이 돈 주고 스타벅스 가지'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라테가 마시고 싶어서 동네에 있는 카페에서 라테를 시켰는데 웬걸 갑자기 테이크 아웃 컵을 주는 겁니다. 그리고는 뒤에 우유와 내려놓은 커피가 있으니 저보고 타 먹으라는 겁니다. 그래서 그 컵을 가지고 뒤를 돌았더니 'Milk', 'Coffee', 이런 식으로 적어둔 큰 보온병이 있었습니다. 


Pinterest


하지만 보온병에서 나온 우유는 다 식어 있었는데 거품이 조금 나오는 걸 보니 우유에 거품을 올려서 보온병에 넣어놓긴 했나 봅니다. 커피도 다 식은 건 마찬가지. 다른 동네 카페도 가보았는데 똑같은 시스템이었습니다. 내 기호대로 커피를 만들어서 마실 수 있는 장점이 있겠으나 다 식은 우유와 커피로 맛있는 커피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 이후로 저는 무조건 스타벅스만 가게 되었습니다. 다른 나라에 여행 가봤을 때도 이렇게 식은 우유와 커피를 보온병에 담아 놓는 카페는 없었는데 참 진기한 관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학교 안에만 스타벅스가 3개가 있었고 학교 바로 앞에 2개가 있었으니, 학교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스타벅스가 5개나 되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미국에서 정말 놀란 점은, 다들 'Venti(large)' 사이즈의 음료를 주로 먹는다는 겁니다. 한국에서는 다들 Tall 사이즈, 큰 거 시켜도 Grande 아닌가요? 미국 친구들의 체격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Tall 사이즈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갈 것이니 Venti 사이즈 정도는 먹어줘야 할 겁니다. 그러니까 똑같은 100명이 커피를 시킨다면 미국인 100명에게 커피를 파는 것이 한국인 100명에게 커피를 파는 것보다 수익이 더 클 것 같네요. 왜냐면 미국인들은 거의 Venti 사이즈를 마실 거니까요.  


신기해서 찍어둔 사진 ㅋㅋ 빨간색 음료 빼고 다 Venti ㅋㅋ


미국 내에 이미 스타벅스 매장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엄청난 사업 확장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적어도 망하진 않을 거라는 추측입니다. 소도시에서는 스타벅스만큼의 커피 퀄리티를 보장하는 카페가 많이 없고 다양한 하고 맛있는 음료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침, 점심때마다 음료를 테이크 아웃해가려고 스타벅스 앞에서 학생들이 길게 줄을 선 것을 보면 스타벅스가 젊은 층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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