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모레비

변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by 타일러 Durden

내가 20살 대학교 1학년 때 일상생활의 유일한 낙은 학교에서 집에 올 때 65-1번 버스 막차를 타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집 앞까지 한 번에 데려다주는 유일한 버스였고, 사람들이 많이 안 타는 버스라 혼자 그 버스에 타서 바람을 맞으면서 집에 올 때 나는 큰 힐링을 받았다. 남들한테 별 거 아닌 버스일지 몰라도 평소에 하루 종일 공부한 나에게 65-1번 버스는 굉장히 재밌는 드라이브였다. 1학년을 마친 후 나는 군대에 갔다. 전역을 하고 나는 계절학기로 복학했다. 여전할 줄 알았던 65-1번 버스는 전기버스가 되어있었다. 나는 멀미 때문에 전기차를 못 타는데 전기버스는 더더욱 못 탄다. 65-1번 버스는 전보다 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내가 좋아했던 빵집은 주인이 바뀌었다. 그 맛이 아니다. 현재의 평온한 나의 정신상태가 영원하길 바라지만 이 세상은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나의 첫사랑은 내가 좋아했던 그때 그 모습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내 친구들도 변했다. 나도 많이 변했다. 부모님이 늙지 않으셨으면 좋겠지만 어느새 많이 늙으셨다. 나도 늙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코모레비(의미: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처럼 쉴 새 없이. 변하지 않았으면 하지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게 세상의 이치니까. 그러면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그저 슬퍼하고 아쉬워하기? 대체할 것을 계속 찾기? 그것보다 중요한 건 하루하루 주어진 오늘에 감사하고 맘껏 즐기는 것이다. 나는 65-1번 버스가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내가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은 말이다. 내가 후회되는 것은 감사한 마음으로 더욱 만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자신의 일상을 사랑하고 지키고 싶어 하는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이 그림자를 겹쳐 보이면서 이런 말을 한다.

'변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어쩌면 모든 것이 변할 걸 알기 때문에 더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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