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자르는 법을 유튜브에 검색하면 100여 개의 동영상이 나온다.
그중 나를 사로잡은 방법은 수박 줄무늬와 직각이 되게 반을 자르고 자른 면을 엎어 둥근 면을 조각하듯 알뜰하게 잘라내는 방식이다. 세균 걱정 없이 가장 깔끔하게 자를 수 있고, 하얀 껍질 부분만 제거된 빨간 수박을 통째로 맛 볼 수 있다.
예전에는 한 집에 사람이 많아 수박 한 통을 자르면 그 자리에서 모두 먹었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수박 한통을 단번에 해치우기란 쉽지 않다. 냉장고에 수박을 먹기 좋게 잘라 보관하고 먹고 싶을 때 꺼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박을 한 번에 잘라 놓지 않으면 안 먹게 된다‘는 동영상 제목이 그래서 눈에 확 들어온다.
당장 수박을 사러 갔다. 지척에 국내 최대 수박 생산지 함안이 있다. 산지와 가까워 그런지 검은색 줄무늬가 크고 진하다. 표면은 분가루가 묻은 것처럼 당이 힘껏 올라와 있다. 그중 배꼽이 작은 것을 골라 집에 와 유튜브 영상처럼 수박을 잘랐다. 산지와 가까운 수박이라 그런재 내가 맛본 수박 중 최고였다. 그렇게 자른 수박을 냉장고에 잘 넣어놓고 보니 껍질이 남았다.
이걸 어떻게 처리하지? 아무리 얇게 잘라도 내가 가진 음식 쓰레게 수거통에 들어가지 않는다. 짜증이 났다. 당장 대용량 음식 쓰레기 용기를 사야 하나? 그걸 사면 다 채울 때까지 또 어떻게 보관하지? 음식 쓰레기 종량제 봉투라도 있다면 큰 봉투 하나 사서 해결할 수 있을 텐데, 난감했다.
창원 시민 중 절반 가까이는 아파트가 아닌 주거지에 산다. 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수박 먹는데 불편함이 없겠지만, 다가구주택에 사는 나로서는 정말 힘들다. 음식 쓰레게 종량제 봉투라도 있거나, 제주도처럼 골목 중간중간 음식 수거함이 있고 교통카드로 중량대로 결제하는 시스템이라도 있다면 좋았을텐데, 창원은 그렇지 못하다.
평소 배출량을 고려해 가장 적당한 음식 쓰레기 수거함을 구비하고 있지만, 수박을 위해 큰 수거함을 따로 구비하고 있지는 않다.
산지 옆에서 최고 맛의 수박을 즐기면서도 껍질 하나 제대로 버리기 힘든 현실, 이쯤 되면 이런 말이 절로 나온다. 수박 먹지마!
본 글은 경남신문 2025년 7월 3일 ‘촉석루’ 칼럼에 실은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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