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2025년7월17일 경남신문 촉석루

by 치킨만먹어

며칠 전, 고등학생 딸이 “아빠 요즘 변호사도 AI가 한다던데….”라며 진로 상담을 청했다. IMF 세대인 나는 ‘안정적 직업’이 최고라 믿었지만, 세상은 많이 변했다. 우리 세대는 대기업과 은행이 무너지는 걸 목격했고, ‘철밥통’만 보면 솔직히 부러웠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IMF 자체를 모른다.

입시 상담이 한창인 이 시기, 많은 학부모는 자녀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 대학 진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여전히 중요한 선택지임을 부정할 수 없다. 부모는 자기 경험과 실수를 바탕으로 조언하지만, 그 조언이 다가올 미래에도 유효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

IMF를 겪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안정’과 ‘전문가’라는 가치에 집착하게 됐다. 전문가는 크게 ‘지배 전문가’와 ‘자유 전문가’로 구분한다. ‘지배 전문가’는 우리가 아는 의사, 변호사 등과 같은 사회제도가 만들어낸 전문가이다. 되는 방법과 이후 삶이 아주 잘 알려져 있다. 반면에 ‘자유 전문가’는 제도화 되어있지 않은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주변에 숨은 고수라 일컫는 분들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자유 전문가는 지배 전문가와 달리 전문가가 되는 방법이 알려지지도 않고 그 뒤에 삶도 어떨지에 대한 감도 없다. 그렇다 보니 선뜻 그 길을 가라고 조언할 수 없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변화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AI에 대한 강의를 학기 초에 시작하면 학기 말에는 이미 쓸모없는 기술이 되어있는 게 허다하다. AI 기술 발전으로 과거에 유망했던 직업이 미래에도 유망할지 확신하기 어려워졌다. 의사 변호사 등은 AI가 대체될 거라는 전망이 많고, 유튜버 등 신생 직업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우선 부모 경험이 아이에겐 족쇄일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제는 부모의 경험을 강요하기보다는 변화에 적응하는 힘을 키워주는 부모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의 경험이 정답이 아닐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새로운 고민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자녀가 스스로 선택하고 선택한 결과에 책임지는 능력이 진정으로 필요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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