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

경남신문 촉석루 2025.07.24

by 치킨만먹어

최근 경남대학교 제자가 좋은 광고대행사에 취업했다. 그 제자는 덕질에 있어서 상당한 전문가인데 소위 ‘덕질 자유 전문가’라 할 수 있다. 그 제자는 중고등학교 때 수많은 아이돌 그룹을 쫓아다녔고, 그들의 콘서트와 앨범 그리고 기념품 등을 사 모으는 생활을 했다. 그 제자의 덕질은 대학교 4학년까지 지속되었고, 학부생으로서 논문을 쓰고 학회에 발표도 하였다.

덕질이라는 신조어는 일본어 오타쿠의 한국어 표현 ‘덕후’에서 파생된 단어로, 어떤 분야나 대상에 깊이 빠져서 적극적으로 좋아하고, 그와 관련된 활동을 열정적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한때 ‘덕질’은 단순한 취미나 사소한 일탈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특정 분야에 대한 몰입과 탐구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제자의 취업은 다소 운이 좋았는데, 최근 K문화 열풍을 맞으며 팬 문화와 관련된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의 요청이 있었고, 다른 채용 조건보다 덕질 문화를 잘 아는 친구를 원했다. 우리가 알던 취업 기준과 아주 달랐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광고업계는 소비자와 시장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하는 ‘덕질’ 인재들의 열정과 직감을 높이 평가하며, 이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생성형 AI로 업무 효율이 높아진 기업들은 저연차 직원 퇴사율로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생성형 AI가 대단한 업무 효율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나,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는 더욱 넓은 시각과 깊은 통찰력을 제공하는 반면, 업무에 아직 전문화되지 못한 직원들은 당장 AI와 경쟁해야 한다는 자괴감에 빠진다고 한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AI는 지식 정보가 많은 사람의 분신이자 복제 제자처럼 작동한다”라고 했다. 즉, 관련 전문지식이 많을수록 AI에 제대로 물어볼 수 있고, 그에 따른 결과물 역시 더 수준 높을 수밖에 없다. AI는 제대로 물어봐야 제대로 답을 한다.

AI 시대에 잘 적응하는 것은 변화의 힘이라고 지난 칼럼에서 말했다. 한때 사소하게 여겨졌던 덕질의 몰입과 경험이 이제는 변화의 시대를 이끄는 진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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