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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람바 Jan 29. 2024

통풍 이후 못 먹게 된 것들

통풍이라는 병이 나를 찾아오고 못 먹게 된 것들이 있다. 의사가 얘기한 3가지 곱창, 순대, 술은 절대 먹지 말라고 언급했다. 한번은 인스타에서 그런 글을 봤다. 무언가를 포기할 때 마다 몇 억씩 받는다면 어떤 걸 포기할텐가에 대한 글이었고 예시로는 과자, 떡볶이, 담배 등 음식 뿐만 아니라 중독이 되기 쉬운 것들 까지 또 그 중에선 술이 있었다. 술은 다른 것들 보다 주는 돈이 더 많은 제시되어 있었다. 그렇듯 젊은 사람, 나이든 사람 구분할 거 없이 술은 대한민국에서 판매량이 저조한 적이 없었고 주점에서는 5000~8000원이 된 가격에도 사먹는다. 그만큼 포기하기 어려운 것이 술이라는 나는 별로 감흥이 없었다. 남들이 술을 못 마실때 보다 더 나를 절망하게 했던 건 바로 순대랑 곱창 같은 내장들이었다.


나는 술을 마시지 않지만 술을 안먹는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직장생활을 할때도 그렇고 가까운 사이로는 가족, 친구들만 봐도 알 수 있다. 20대 중반에 한 지인은 1주일에 4~5번을 술을 먹고 혼술도 좋아한다. 안주는 물 한잔이면 소주 3병씩은 거뜬히 비워대는데 그런 사람에게 술을 평생 먹지 말라고 한다면 얼마나 절망적일까.


나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 뭐냐 물으면 낙곱새라고 말할 것이다. 하루 세끼 평생 먹어야 될 음식을 선택하래도 나는 낙곱새라 말할 것이다. 변형되어 나온 순곱새도 나는 너무나 좋아한다. 낙지, 새우, 곱창, 순대 이 모든 맛있는 음식들의 정수를 모아놓은듯한 나는 너무나 좋아하고 한번 먹으러 갈때마다 밥을 3공기씩 비워댄다. 내가 아는 지인이 소주를 3병씩 비워대듯 내 밥은 낙곱새 앞에서 게눈 감추듯 없어지는데 그걸 끊으라니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통풍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검색해보는 일이었다. 좋은 음식으로는 모두 채소 밖에 없었고 고기 러버였던 나에게 채소란 쌈싸먹을때 밖에 먹어본 적 없던 쌈채소와 막장에 찍어먹는 오이와 당근, 간장에 절인 양파, 양념에 무친 파채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단백질이 들어간 음식은 콩류와 유제품 밖에 없었고 바로 안좋은 음식이 나오는데 내장, 과도한 당, 붉은 고기와 기름진 음식 이렇게 정렬 되어 있는데 보고선 헛웃음이 나왔다. 이것들을 못먹는다는 숨을 쉬지말라는 건가 싶다는 생각과 동일시되어 오히려 의사말에 신빙성을 잃었다. '이거 다 못먹으면 사는 이유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의사와 블로그에 쓴 글은 모두 맞는 말을 했다 정말 '맞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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