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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람바 May 23. 2024

젊은 사람과 젊어본 사람

X에서 M 그리고 Z까지

제가 쓴 글 중 '20대로 돌아가고 싶나요'와 '청춘이 깨지지 않으려면'이라는 글을 최근 한 달간 썼습니다. 이 글은 서로 양립되는 입장을 대변한 글로 MZ세대와 기성세대 갈등을 서로의 입장에서 제 나름대로 한번 풀어본 글들입니다.  평소 에세이로 제 삶의 대한 고찰을 글로 옮기며 써왔으나 위와 같은 두 개의 글을 쓰기까지는 한 교수님의 책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바로 김승섭 교수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라는 책입니다. 김승섭 교수님은 사회역학이라는 학문을 연구하시는 학자로서 사회역학은 쉽게 말해 사회적 문제의 원인을 찾고 분석하여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학문입니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이 나옵니다. 청년 자살률 문제, 세월호 유가족분들의 아픔 등 민감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얘기해야 하는 아픔들을 다룹니다. 그래서 저 또한 아픔을 피하기보다 마주하기 위해서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사회역학 교수님과 제가 쓰는 글은 하늘과 땅 차이 일 겁니다. 그럼에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사회의 아픔들을 알고 아파하며 공감해 가야지만 내 친구가, 내 가족이, 내 자식이.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조금 더 건강한 사회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거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내가 당장 겪는 아픔만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또는 누구나 이런 아픔들을 겪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더 나아지리라 저는 믿고 있거든요.


세상에 여러 문제들이 있겠지만 저는 이 문제들 중 가장 크게 차지하는 부분이, 어쩌면 그 문제의 시작이 소통의 부재로 온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본 뉴스 중에 카이스트 졸업식 중 끌려간 학생에 대한 내용이 보였습니다. 저는 그걸 보면서 오죽 말을 안 들어줬으면, 얼마나 말할 곳이 없었으면 자유를 만끽하며 끝났어야 할 졸업식이 억압 와 규제의 자리가 되었을까 싶습니다. 너무나 마음 아픈 소식이었죠. 또 사소한 연인들의 다툼부터 광화문에서 끊이지 않는 시위 행렬까지 말이죠. 이 모든 문제들이 '내 말 좀 들어달라'는 겁니다. 이해를 바라는 것까지는 고사하고 들어달라는 거죠.


이와 관련해 제 옛날 학창 시절 수업 중 '유대인처럼 말하기'라는 수업이 있었습니다. 그 교육 중 핵심은 '토론'을 하는 것이 아닌 '토의'를 하는 것이었죠. 한 주제가 던져졌을 때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각자가 가진 생각에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하되 상대가 정보적으로 잘못된 사실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면 수긍하며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렇기 위해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이 조사한 자료 또한 내가 알고 있어야 하기에 각자가 조사한 자료는 모두가 공유합니다. 토론을 할 때는 내가 가진 정보를 상대가 알면 패를 내보이는 거지만 토의를 할 때는 상대방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하며 내 주장을 설득하려 하기보다 타협점, 협의점을 찾아가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인 거죠. 한 달 정도 진행하고 짧게 끝난 수업이지만 그때 했던 수업이 저는 아직 기억에 남습니다. '토론'이 아닌 '토의'를 해라는 말은 세상은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다는 사실과 세상 문제들은 맞다, 아니다로 규정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의 말에 경청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줬던 수업이었습니다.


물론 소통의 기본은 경청이고 토론이나 토의나 상대방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건 똑같지만 우선 잘 들리려면 상대방 말은 '틀렸다'라는 생각부터 지워야겠다 싶었죠. 저는 상대방과 소통하기까지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지금도 말이죠. 저는 말하기를 좋아하고 내가 안 지식을 자랑하길 좋아했으며 심지어 위로를 전하기까지도 말을 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는 겁니다. 남 탓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며 정죄하려는 게 아닙니다. 뭔가 눈 굴러가듯 커지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저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결국은 사회문제를 일으키겠구나 하며 경각심을 가지게 된 거죠. 귀를 막고 남이 하는 말을 잘라가며 자신이 하는 이야기가 맞다고 이야기하는 사람 생각보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영 나랑 동떨어진 사람들 이야기는 아닌 것 같죠.


그렇게 MZ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갈등을 첫 번째로 글을 쓰게 된 겁니다. 서로가 어떤 입장에 있는지 알아야지 이해를 할 것이고 상대방 말이 틀린 말은 아니구나를 알아야 듣게 될 테니 말이죠. 저는 솔직히 MZ세대라 그 편에 서서 편협하게 글을 쓸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서로가 말하는 말들 모두가 틀린 사실은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오히려 문제의 본질이 누가 맞고 틀리다는 사실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혹자는 지금 하는 소통의 문제가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타인이 하는 말은 듣지 않고 내 말만 하는 일방적인 소통이 몇몇의 개인이 일으키는 트러블로서 사소한 연애갈등 정도로만 끝나면 좋겠지만 그런 부류가 한 집단이 되고 한 나라가 되었을 때는 사회가 병들어 갑니다.


짧게나마 누군가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글을 쓴 이유를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요즘 쓰는 글들이 조금은 극단적으로 보이실 수 있겠으나 아직까지 역량이 크지 못해 말보다는 글이 전달력이 떨어져 그렇습니다. 그래도 제가 쓴 글 모두 마땅한 근거 삼아 쓴 글이고 제가 실제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쓰는 글들이기에 '틀린' 글은 또 아니라 생각 됩니다. 요즘 브런치 들여다보는 게 제 삶의 낙인데 한분 한분 읽어주시는 분들, 라이키 눌러주시는 분들, 구독해 주시는 분들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는 더욱 역량을 키우며 공부하고 노력하여 글들 써가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서 좋은 밤, 좋은 아침이 되기를, 또 좋은 하루가 되고 좋은 하루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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