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밝고 자유롭게 굴러서 놓여진 레몬이 놓여있는 테이블을 보니 기분이 좋다.
아침 산책을 나가는 순간 비가 보슬보슬 내려 집에 다시 들어온 개운하지 못함을 상큼한 레몬이 달래준다.
하얀 테이블위에 자유롭게 굴러다닌 레몬들처럼 우리 가족들도 각자의 개성으로 일상을 보내고 제일 편하게 앉는 곳이 주방의 테이블, 식탁이다.
예전엔 주방 테이블에 다 같이 앉아서 먹고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면 지금은 식사는 거의 각자 먹고 식사할때 가장 편한 자세로 책이나 탭을 보며 길게 앉아서 후식까지 먹고 일어난다.
같이 쓰는 것 같지만 혼자 쓰는 것 같은 우리집 식탁이다.
난 지난주 내내 식탁 생각만 하고 살았던 것 같다.
오래 쓰던 건조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새로운 건조기를 배송받는 날,
고맙게도? 아저씨가 우리집 하얀 식탁을 꼭 찍어주셔서 흠이 나는 바람에 그날 이후 나는 계속 식탁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만 한가득이다.
식탁 쇼핑을 하는데, 우리집 식탁 용도가 무엇이었는지 생각을 하게 된다.
음식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들은 정말 잘 먹는다. 하지만 요즘은 이 큰 식탁에 많아야 세명이서 함께 먹는 것 같다.
다들 일정이 달라 거의 혼자 식사를 한다.
그러다 보니 나도 식탁을 고르는 데 단지 음식을 위한 식탁이 아니어서 인지 잘 못고르게 된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난 어떤 식탁을 살지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각자의 시간을 편하게 보낼 수 있는 깨끗하고 편한 식탁이 아니라 테이블 찾기. 그리고 상큼한 레몬 올려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