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서....

두피문신 고려 중이다..

by 미라클 소울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데리고 뜨거운 아스팔트에 타이어를 녹이며 오래된 단골 미용실에 들렀다.

벌써 12년이 되었나...이 지역 실력파 미용사 언니와의 인연도..


아들의 머리를 깎고 있는 동안 나는 내 머리 스타일이 어떠해야 될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십여년 전의 단발머리로 돌아와 보니 얼굴이 그다지 많이 달라지지 않은 듯 하다. 십여년 동안 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어도 그 많은 사연을 얼굴에는 담지 못하는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숱은 적어졌고 흰머리가 나기는 해도 전체적인 윤곽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오전에 시내 미용실에서 파마를 풀고 염색을 하고 단발로 머리를 정돈했으니 이제 사람들이 더이상 나에게 나이들어 보인다고 (할머니 같다)고 하지 않을 것 같다. 이모 고모들이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본 나를 보고 눈이 동그래지면서 왜 머리를 그렇게 했냐고 묻기까지 했어도 나는 내 헤어 스타일이 그렇게 촌스러운 줄 몰랐다.그저 짧고 다루기 쉽고 나한테는 편한 머리모양이 남들한테는 50초반인, 나름 지성과 미모로 세상을 주름잡는 작가님이 하기에는 너무 올드한 뒷방 할머니 머리 스타일이었던 것이다.


시어머니 수하에서 찍소리 못하고 얽매여 사는 막내 여동생의 취향을 믿은 것이 내 불찰이라면 불찰이다. 나는 몇 년 간을 시술 한 번에 코팅에 염색까지 해준다는 이유로 그 촌스러운 짧은 빠마 머리를 유지했다.나는 저렴하게 헤어스타일의 자유를 만끽했다고 생각했으나 실상은 나의 이미지를 올드하게 만들고 내 지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촌스럽기 그지없는 할머니 패션으로 거리를 활보했던 것이다.


타인에게 비춰지는 내 이미지를 깊이 그리고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댓가로...몇 년 간 나는 의미있는 인연을 만들지 못한 것 같다. 좋은 사람을 별로 못 만나 봤다. 나를 스스로 대접하지 못한 댓가가 별로인 결과를 만들어 낸 걸까 사람은 먼저 외모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고 내 외모 만큼이나 내 속사람도 방치되어 있었던 걸 게다.


선녀 옷을 사 입었다.

나에게 주는 모처럼의 럭셔리한 선물이다.

내일 결혼식장에서 날아다녀야겠다. 천사 날개를 휘날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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