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
딸과 함께 고궁 나들이를 했다.
집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오며 가며 자주 보고 들리는 곳이다.
오늘은 무료입장이다.
무료입장이니 오랜만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아이들은 민속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하나, 둘, 셋을
거부할 수 없을 만큼 큰소리로 외치며 사진을 찍는 엄마도 있다.
어느 집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혜경궁 홍씨 회갑연 상차림을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렸다고 설명한다.
성의 모습을 사진 찍어 프린트지로 덮은
담너머로 폐교된 신 초등학교가 보인다.
그곳엔 우화관이란 것을 짓겠다고
땅을 파헤쳐 운동장은 사라지고 건물 기초가 파여지고 있다.
우린 화성행궁이 지어지기 전
우리들이 다니던 길로 걸어 올라갔다.
예전엔 팔각정의 머릿돌만 있던 곳에
팔각정이 새로 세워 저 있어 그곳에 잠시 앉아 추억을 이야기했다.
겨울바람에 스치는 솔내음을 맞으며
먼 옛날 옛 선조들의 삶을 잠시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