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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Dec 29. 2020

친구

너무 많은 추억을 함께했던 친구

IMF 시기 기업합병과

우리나라의 전화사업의 급변화로

서로의 연락처를 이어가지 못했던 관계로

서로의 연락처를 모르고 살았다.

그리움을 가득 담고.


몇 해 전 아는 분의 도움으로 전 직장 해직자 모임 카페에 들어가 봤다.

첫 줄 메모에 ㅇㅇㅇ본인 사망, 장지 :ㅇㅇ시 그리고 아들 전화번호

그 친구의 이름 석자와 사망이란 글에 적지 않게 놀랐다.

나는 애써 그 친구를 지우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어제 문득 페이스북에 들어갔는데

메신저에 나를 그 친구가 찾고 있더라고

전화번호를 알려줄까 하다 본인의사를 물어보려고 메신저 보낸다고

아는 분이 올렸다.

나는 너무 놀랐다.

죽은 친구가 나를 찾는다는 것이 너무 놀라.

 페이스북에서 나왔다 다시 들어갔다.

그런 메시지를 찾을 수가 없었다.

다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내가 무엇엔가 홀린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시 페이스북에 들어갔다.

다시 메신저가 떴다. 그 친구의 이름 석자와 전번이 있었다.

날짜를 보니까 11월에 16일에 올린 거였다.

나는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문자를 넣었다.


다음날 아침 그 친구의 번호로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전화해도 돼?'

'응.'

전화음이 울리고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내 친구 ㅇㅇㅇ이였다.

서로 안부를 주고받고

"어, 본인 사망이라고 되어있어서 나는 너 죽었는 줄 알고 찾기를 포기했었는데 하니까, "

"그래 그 사람 나하고 동명 2인이야,

나 오래 살꺼같아"

죽었다는 소문이 나면 오래 산다고 했다고 한다.

"나 너 보고 싶어, 내가 너 사는 곳으로 갈게." 친구는 금방이라도 달려올것 같았다.

이제 우리 연락처도 알았고, 코로나로 서로 앉아서 밥도 못 먹을 테니 코로나 보내고 만나자고 약속을 했다.

20살 19살 딸 둘을 낳았고 재미있게 잘 살고 있다고 한다.

거의 30년 동안 못 보고 서로 그리워만 했던 친구가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 있어서 나는 오늘 친구 하나를 선물받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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