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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Feb 03. 2021

아들과의 대화

10. 그림 그리기

"이거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것 아니니?"

"엄마, 이것이 최신 버전이에요."

"그래 그런데 왜 안 되는 거지?"

"엄마 누나가 그러는데 제가 아이패드 괜히 사드렸데요. 엄마는 내가 있을 때만 아이패드 하는 척하신다고 누나가 그랬어요. 지금도 제가 있어서 하시는 척하시는 거면 안 하셔도 돼요."

쾅! 뭔가에 머리를 맞는 기분이었다.


아이패드는 2020년 어버이날 선물로 아들이 사주며 "엄마 내가 사드리고 싶은 것 엄마가 싫다고 하면 안 사드렸는데 이것은 싫다고 하면 안 돼요." 하며 사준 것이다. 내가 아이패드와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 이유도 있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도 기능이 많아서 벌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아이폰으로 그림을 그리려니까 초등학생들의 작은 손은 잘도 그리는데 내손으로 그리면 터치가 너무 거칠어서 펜슬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몇 번 한적은 있지만 아이패드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아이패드로 그림을 배우면서 편리하고 좋다는 생각을 하지만 기계를 다루는 능력이 서툴다 보니 가끔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아들, 딸에게 자주 물어보게 된다.


"아니야, 내가 바빠서  사용했던 것이야, 요즘은 그림을 거의 매일 그리는데." 했더니 아들은 믿기 힘든 표정을 하며 " 그래도 괜찮아요. 하고 싶으실  하세요." 하며 웃는다."아니야  요즘 브런치에  같은 기계서툰 분들 중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들을 위해서 내가 힘들게 배운 과정을 글로  거야." 했더니 아들은 그제서 내가 노트에 적으며 그리는 것을 보고"엄마, 이렇게 적으면서 그림을 그려요." "그래 나는 익숙할 때까지 보고  보며 해야지 한번 하고 지나가면 다음에 하려고 하면 잊어버려서 기록을  놔야 ." 했더니 아들은 인정한다는 사인을 보낸다.


브런치 글을 읽다가 50대 이상의 교사들이 명예퇴직을 많이 했다는 글을 읽었다. 나는 그들이 안타까웠다. 우리 기성세대들은 기계라는 것이 없는 오로지 수공예로 인생을 살아온 것이다. 컴퓨터가 생긴 지 30년이 넘었지만 우리는 컴퓨터가 절실하지 않았었다. 스마트폰이 생긴지는  얼마나 되었나를 생각하며 우리 세대들은 그것으로 드라마나 오락물을 보는데 많이 사용했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인해 줌으로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이런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50대 이상의 연령층의 사람들이 떠밀리듯 사회에서 쫓겨나가는 모습은 다른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한때는 화가를 꿈꾼 적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시스템이 바뀌었다. 사진을 배우고 사진동호인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나는 사진기가 디지털화되어가며 사진기를 바꾸고 시스템을 익히고 하니까 필름 카메라보다 더 기능이 우수하고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림도 시스템만 익히면 종이에 연필로 그리던 그 시절보다 더 멋지게 그릴 수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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