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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Feb 06. 2021

자연체험 학습

14. 소복이 쌓인 눈 받을 걸어요.

눈썰매를 타기 위해 산을 올라가는 모습

서울, 경기지역 대설 주위보가 내리더니 늦은 밤 함박눈이 3시간 동안 내렸다. 창밖을 보니 다음날은 아이들과 눈썰매를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아니나 다를까 들어오는 아이들 모두 눈썰매 타러 가자고 조른다. 너무 추워서 안된다고 했더니 그래도 좋다고 한다. 내심 아이들을 데리고 가고 싶었으면서도 오늘은 공부해야지 눈썰매만 타면 언제 공부해했더니 아이들 표정이 다 찌그러진다. 인심 쓰는 척 그래, 산에 가자 하니까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밖으로 뛰어나간다.

눈이 발목을 쌓인 비탈길을 올라오는 아이들

아이들은 발목 양말을 신어서 눈이 신발로 다 들어갔는데도 발이 안 시리다고 한다. 5년 전에 눈이 오고 이렇게 쌓이긴 처음이라 저학년 아이들은 눈 이란 것을 알고 처음 만나는 것 같다. 아이들은 눈이 많이 쌓인 게 신기하고 손으로 마음껏 만질 수 있어서 행복해한다.

눈 쌓인 비탈을 찾아서 눈썰매를 타는 모습

무엇보다도 겨울엔 눈썰매를 타고나야 아이들은 겨울을 제대로 보냈다고 생각할 것이다. 평년 같았으면 부모님들께서 눈이 안 와도 인공눈으로 만든 눈 썰매장이나 스키장을 데려가 함께 즐거운 날들을 보낼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아이들은 방콕을 해야 하는 신세 갸 된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신나는 놀이를 많이 해야 먼 훗날 성인이 되어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생각날 직관이 생기는 것이다.

눈이 쌓인 비탈을 즐기는 아이들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놀이 재료가 하늘에서 내려온 눈이다. 누구의 것도 아니고 마음껏 집어던져도 된다고 생각하며 마구 던지는 아이도 있다. 약한 아이들에게 공격하는 나쁜 마음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자연이 놀이 감이 되었을 때 가장 잘 보이는 것은 아이의 인성이다. 그리고 썰매를 독차지하려고 하거나 다음 차래를 기다리는 친구에게 전달해 주지 않는 아이도 있다. 이런 마음은 내 것이 정해저 있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난다. 자연은 인성교육의 장으로도 좋은 것 같다.

눈 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아이들

한 아이가 비탈을 내려오는 친구들을 기다리다 낙엽이 두껍게 쌓이고 흰 눈이 하얀 솜을 깔아놓은 듯한 곳에 누워 하늘을 보고 소리치며 나무가 너무 아름다워하니까. 모든 아이들이 뛰어와 주변에 누워 하늘을 향해 소리쳐보기도 하고 옷 벗은 겨울나무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사진도 찍는다. 아이들은 하늘이 호수가 되고 바다가 되어 아이들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 호수에 나무가 풍덩 빠져 목욕하는 것 같은 바람의 일렁임을 보며 즐거워하는 것이다.

겨울나무

조금 더 놀고 싶은 마음을 눈 쌓인 산에 두고 내려오며 아이들은 다음에 또 와야지 하며 산을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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