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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Mar 12. 2021

자전거포 아저씨

자전거 달인

딸의 자전거를 타고 시장을 갔다 오다 신호등이 빨간 불이라 서있었다.

맞은편 신호등에 서있는 사람이 팻 바이크를 잡고 서있었다. 바퀴를 보면서 생각했다. 자동차 바퀴를 달고 있는 것 같다고, 그러다 내가 타고 있는 자전거의 기아를 손으로 돌리다 문득 딸이 자전거의 기아가 고장 났다고 한 말이 생각났다. 신호등 건너에 자전거 포가 보였다.


신호등을 건너서 자전거포로 갔다.

나는 늘 "사장님 저 왔어요." 한다.

"네 어서 오세요." 하며 자전거포 아저씨는 반갑게 맞이한다.

"이 자전거 기아가 고장 난 것 같아요."

자전 거포 아저씨는 손으로 한번 드르륵 돌려보더니

"고장 났네요. 이것만 갈면 돼요."

"네, 갈아 주세요."

하고 옆에 서서 자전거의 기아 가는 것을 바라보다가 능수능란한 솜씨에 나도 모르게 아저씨께 묻게 되었다.

"아저씨, 아저씨는 자전거 언제부터 고치기 시작했어요?" 하고 물어봤다. 아저씨는 하늘을 한번 바라보고 나서

"음~19살 때부터 배우기 시작해서 40년이 넘었네요."

"자전거 배우신 것 잘했다고 생각하시죠? 저는 할아버지께서 하실 때부터 왔어요." 하고 말했더니 빙긋이 웃으신다.


이 자전거포를 거래하기 시작한 지는 벌써 20년이 넘었다. 아저씨의 아버지(할아버지)께서 자전거를 고치시는 분이었다. 나는 할아버지가 자전거포를 하실 때도 아이들 자전거에 바람을 넣거나 잔 고장이 나면 가서 고치는 시간에 할아버지께도 아저씨 한태 물어본 질문을 했었다. 할아버지는 일본에서 자전거 고치는 것을 배워가지고 한국에 와서 계속 자전고 고치는 일을 하고 계시다며 안 고쳐본 자전거가 없다고 자전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셨었다. 그 할아버지는 아들이 19살 때부터 직접 가르치셨나 보다. 어느 날부턴가 할아버지는 안 계시고 아들인 아저씨가 자전거를 고칠 때 처음에는 낯설었었다.


언젠가 내가 타는 자전거 기아가 고장 나서 이곳보다   자전거포에 고치러  적이 있다. 자전거가 오래되어서 고치려면 돈이 많이 든다고 했다.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79,000원이라고 했다. 그래서 고쳐달라고 했더니 주인이 부품을 가지러 갔는데 오랜 시간 나오지 않아서 나는 자전거를 타고 이곳으로 와서 기아 고치는데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10,000원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고쳐 달라고 했더니 금방 고쳐준 생각이 났다. 이곳은 이렇듯 화려한 곳은 아니지만 정확하게 진단하고 비용도 다른 곳보다 싸고  고쳐주는 곳이다.


"아저씨, 제가 타던 자전거 요즘은 잘 안 타서 내놓을까 했는데 아들이 우리들의 추억이 너무 많은 거라 버리면 안 될 것 같다고 해서 깨끗이 닦았더니 또 타도 될 것 같아요 벌써 24년이 된 자전거인데요."

" 아~ 타고 다니시던 거요. 참 오래 타시네요."

"24년 전에 27만 원 주고 산거예요."

"그때 그 자전거 좋은 자전거였어요."

"요즘 사람들은 쉽게 새것으로 바꾸는데 저는 그 자전거 탈 때마다 아이들 어려서 태우고 다니던 생각이 나서 좋아요" 했더니 아저씨도 요즘은 물건 귀한 것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하신다.


자전거포 아저씨는 자전거만 보아도 몇 년 전에 얼마였는지 알정도로 자전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자전거 달인이다. 그래서 이 주변에서는 그 자전거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야기를 하는 사이 자전거가 다 고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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